[귀순자 전철우.장영철, 식당업 동업]
● 앵커: 북에서 귀순한 사람들이 식당업에 속속 나서고 있습니다.
대개 북한 음식을 주종목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독일 유학중에 함께 목숨을 걸고 귀순했던 청년들이 냉면집을 내고 사업에 모험을 걸었습니다.
김현경 기자입니다.
● 기자: 일산 자유로 변의 한 냉면집.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탄탄한 대기업의 유망한 샐러리맨이었던 장영철씨가 고개를 조아리며 손님들의 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으로 자리를 굳힌 전철우씨는 아예 주방에 들어가 능숙한 솜씨로 명태 순대를 만듭니다.
북한에서 20년 만에 파견하는 동독유학생으로 뽑힐 정도로 엘리트였던 장씨가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의 탈출을 감행한 것은 지난 89년, 둘도 없는 친구 전철우씨와 함께였습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장씨는 그때처럼 함께 사업을 하자는 전철우씨의 권유를 받고 미련 없이 직장도 버리고 전 재산을 털어 넣었습니다.
● 전철우씨(평남 남포 출신): 망설이기도 많이 했습니다.
영철이가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데, 그렇게 차분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내가 좀 이렇게 마음을 흔들리게 하지 않냐.
● 장영철씨(황해도 연백 출신): 저는 또 철우를 믿고 또, 둘이 뭔가 하게 되면 한국에 오게 되는 것도 성공했듯이 이 사업에서도 꼭 성공하리라는 것을 믿고서 출발을 하게 됐습니다.
● 기자: 메뉴도 유학시절 고향을 그리며 두 사람이 함께 해 먹던 냉면과 명태 순대, 가자미 식혜 등으로 정했습니다.
함께 사선을 넘고 성공도 실패도 함께 하기로 약속한 두 젊은이는 이제 통일이 되면 고향에 큰 음식점을 내겠다는 큰 희망을 함께 꿈꾸며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현경입니다.
(김현경 기자)
뉴스데스크
귀순자 전철우.장영철, 식당업 동업[김현경]
귀순자 전철우.장영철, 식당업 동업[김현경]
입력 1997-10-25 |
수정 199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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