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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카메라 출동] 수학여행 리베이트[정상원]

[카메라 출동] 수학여행 리베이트[정상원]
입력 1997-05-18 | 수정 199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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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출동][수학여행 리베이트]

    ● 앵커: 오늘 카메라 출동은 수학여행의 검은 거래를 캐 봤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수학여행 가면은 한 방에 2∼30명씩 들어가 잠을 자야 하고 반찬도 형편이 없습니다.

    돈은 낸 만큼 다 냈는데 왜이런 푸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그 이유는 교사들과 업자들 간의 뒷거래였습니다.

    정상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오전 8시 서울역 광장,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들로 붐빕니다.

    ● 학생: 기분이 너무 좋고 너무 떨려요.

    어제 잠 하나도 못 잤어요.

    ● 기자: 목적지 경주에 도착한 학생들은 시내를 둘러본 뒤 여관으로 향합니다.

    학생들은 바로 이곳 여관촌에서 3박4일 동안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여행에 대한 기대는 여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학생들이 묵을 7.5평짜리 이 방은 10명이 정원, 하지만 두 배나 되는 20명이 잠을 자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잠자리가 편할 리가 없습니다.

    "방이 원래 그만큼 작은 방이 아니에요.

    애들을 많이 껴서 재우는 거죠"

    학생들을 무리하게 수용하다 보니 이불과 베개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 학생: 베개가 없고요.

    이불도 부족해요.

    ● 기자: 선생님한테 말하면 안 줘?“

    ● 학생: 알아서 하래요.

    ● 기자: 음식도 형편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반찬은 어묵에 깍두기가 고작, 그러고도 식사비는 한 끼당 4천원을 받습니다.

    ● 학생: 더 먹으라고 하는데 밥하고 국밖에 없어요.

    ● 학생: 카레를 먹었거든요 다 탄 거 주고요.

    어저께 뭐였지, 아, 카레 아휴 느끼해.

    3박4일 동안 한 사람이 9만원이 되는 적지 않은 돈을 내고도 학생들은 왜 이렇게 형편없는 대접을 받는 것일까?

    돈이 다른 곳에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교사들에게 주는 촌지.

    ● H 여관 주인: 선생님한테 돌아가는 돈은 10만 원 정도

    ● S여관 주인: 교감 선생님은 50만원 드려요.

    답사오신 선생님들은 30∼50만원 드려, 가다가 저녁이라도 하실 거고.

    ● 기자: 선물과 접대도 당연히 따릅니다.

    ● H 여관 주인: 많은 건 아니라도 한 사람당 5만원 꼴 선물이라도 사 드리고 회도 사 드려야 됩니다.

    ● 기자: 또 여관 주인들은 1년에 한두 차례씩 학교에 찾아가 자기 여관에서 묵어 달라며 선물까지 줘야 하는 형편입니다.

    ● S 여관 주인: 사립에는 재단에 다만 선물 하나라도 가져가야되고, 그런 게 다 있습니다.

    ● 기자: 모두 학생들이 낸 돈입니다.

    학생이 600명일 경우 여관에 내는 돈은 3천여만 원, 이 가운데 약 1/4 가량인 700여만 원이 교사들의 몫입니다.

    ● H 여관 주인: 선생님들이 돈 필요 없고 애들 간식비 하자 하기도 하는데 팍팍 받아가는 사람이 꼭 있어요.

    선생님 중에

    ● 기자: 일부 학교는 특정 상점에 학생들을 몰아주는 대가로 기념품까지 챙깁니다.

    ● 관광지 상인: 선생님이 50명이다 그러면 기념품 센터에서 50명의 타월이나 선물을 준비해서 선생한테 주는 거예요.

    ● 기자: 학교 측은 절대 돈을 받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과도한 대접을 받은 사실은 시인합니다.

    ● 서울 ㅅ고 주임교사: 밥 먹는 것을 너무 좀 잘 대접받아서 거기다가 돈을 썼는지는 몰라도
    뭐 매일 아침 점심 저녁에 야참까지 줍디다.

    ● 기자: 여행에서 돌아온 자녀가 불만을 털어 놔도 학부모들은 속수무책입니다.

    ● 학부모: 학교의 경비가 어떻게 소요됐는가 물으면 아이한테 불이익을 될까 봐 저부터도 조용히 있는 것 같고

    ● 기자: 여관 업자나 교사들은 다 알고 있는 이 같은 관행을 감독 책임이 있는 시 교육청만 모르고 있습니다.

    ● 서울시 교육청 생활지도 장학관: 요즘은 그런 게 전혀 없어요.

    생각할 수도 없어요.

    ● 기자: 수학여행을 둘러싼 여관과 학교 사이의 잘못된 관행 때문에 좋은 추억이 돼야 할 학생들의 여행은 결국 짜증만 늘었습니다.

    ● 학생: 수학여행 아니에요.

    돈 아까워요.

    ● 기자: 카메라출동입니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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