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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카메라출동]음주운전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이진호]

[카메라출동]음주운전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이진호]
입력 1997-12-23 | 수정 199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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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출동][음주운전하는 화물차 운전자들]

    ● 앵커: 고속도로를 달리는 대형 트럭을 술 취한 운전자가 몰고 있다고 생각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오늘 카메라 출동은 고속도로 휴게소 주변 식당에서 밤늦게 트럭 운전자들을 상대로 술을 팔고 있고, 여기서 술을 마신 운전자들이 취한 채 수십 톤 트럭을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이진호 기자입니다.

    ● 기자: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옥산 휴게소, 날이 어두워지자 화물차들이 식사와 휴식을 위해 주차장 안으로 하나둘씩 들어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차에서 내린 운전자 기사들은 휴게소 쪽으로는 가지 않고 담을 넘어 휴게소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가시 철조망으로 막아 놓은 담장에는 넘어가기 편하도록 곳곳에 사다리까지 놓여있습니다.

    담벼락에는 담을 넘지 말라는 경고문까지 붙어있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운전기사들이 담을 넘어 가는 곳은 어디일까?

    사다리를 타고 넘어가 보니 식당들이 즐비합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보니 담을 넘어갔던 운전기사들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담을 넘어가면서까지 이 식당을 찾는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 소주 한 병만 주세요.

    - 병으로 안 파는데 한 병에 두잔.

    그러니까 두잔 드리면 되겠네.

    술을 주문하자 종업원이 물 컵 두 잔을 가지고 나옵니다.

    하지만 안에 들어있는 것은 물이 아니라 소주입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 단속이 너무 심해서요.

    안 그러면 그냥 드릴텐데
    병이 없잖아요.

    전부 기사분들이 오는 자리라서 수시로 단속이 오거든요.

    술을 주문하면 종업원은 냉장고 안에서 술을 꺼내 컵에 따라 내옵니다.

    열려진 문틈으로 소주병들이 보입니다.

    또 다른 식당, 이 식당에서도 소주팩을 꺼내 와 물컵에 술을 따릅니다.

    - 따라 가지고 여기 다 드셔.

    - 왜요?

    - 사고 난다고 그러지 왜야.

    식탁 위에 놓여 있는 컵은 사실은 물컵이 아니라 술컵입니다.

    술을 절대로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무색합니다.

    한 손님이 물컵에 담긴 술을 거침없이 들이킵니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부근에 이런 식으로 술을 파는 곳은 모두 10여 곳.

    - 보통 얼마씩 먹어요?

    - 소주 한 병이 두잔 나오는데 두개 더 먹죠.

    술을 마시고 나온 이 운전기사는 곧바로 시동을 걸고 수십 톤이나 되는 화물차를 끌고 유유히 고속도로로 나갑니다.

    고속도로에서의 교통사고는 대개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일반 교통사고와는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그러나 일부 화물 자동차 운전기사들은 이런 대형 사고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에서의 음주 운전을 서슴치 않습니다.

    올해 고속도로 음주운전 사고는 모두 170여 건.

    대부분 참혹한 인명사고였습니다.

    그러나 일부 음주 운전자들은 지금도 아무런 제재 없이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이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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