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통해 100억 원대 넘는 땅 찾은 이완용 증손자 이윤형]
● 앵커: 구한말 매국노인 이완용의 증손자가 소송을 통해 100억 원대가 넘는 땅을 찾았다는 소식에 법의 논리에 앞서 착잡함을 느낀 분들 많으실 겁니다.
순국선열들의 후손들이 대부분 어려운 생활들을 하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면 부끄러운 역사의 굴절을 느끼게 됩니다.
민병우 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 세곡동에 사는 이인규 씨, 구한말 고종의 밀지를 받아 전국 의병을 이끌고 일제로부터 서울을 수복하려 했던 운광 이강년 선생의 증손자입니다.
이강년 선생의 서울 진공 작전이 실패한 뒤 일제는 선생의 전 재산을 빼앗았고 이 씨를 비롯한 후손들은 학교조차 제대로 다니지 못했습니다.
● 이인규 씨: 그렇게 못살게 해 가지고 이런 식으로 저런 식으로 잡아들여서 갖다 패고 이래서 도장을 찍으라는 둥, 이런 식으로 해 가지고 그 재산 다 빼앗았어요.
● 기자: 우리 정부가 마련해 준 작은집과 훈장은 그나마 이 씨가 가진 전 재산이자 위안거리입니다.
이 씨도 한때는 일제에 빼앗긴 땅을 되찾기 위해 소송을 준비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제 패망 후 적산으로 분류돼 국유림에 편입됐기 때문에 되찾기가 어렵다는 변호사들의 말을 듣고 땅 찾기를 포기했습니다.
● 이인규 씨: 어른들 산소 있는데 만이라도 꼭 좀 내 소유로 만들어야 되겠는데
● 기자: 구한말에 나라를 일본에 넘기는데 앞장섰던 이완용의 증손자 이윤형 씨, 이 씨는 최근 증조할아버지 이완용이 일제로부터 은사금으로 받은 땅을 되돌려 달라는 소송에서 이겨 땅부자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이 씨는 서울 서대문의 700여 평과 경기도 용인과 여주에 있는 임야 등, 100억 원대가 넘는 땅을 되찾았습니다.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지 언 52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친일에 대한 준엄한 심판과 독립운동에 대한 응분의 보답을 외면했던 역사의 굴절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민병우입니다.
(민병우 기자)
뉴스데스크
소송 통해 100억원대 넘는 땅 찾은 이완용 증손자 이윤형[민병우]
소송 통해 100억원대 넘는 땅 찾은 이완용 증손자 이윤형[민병우]
입력 1997-08-15 |
수정 199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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