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표현 나라마다 제각각]
● 앵커: 이번 사고를 보면서 나라마다 아픔을 겪을 때 표현하는 방식도 크게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슬픈 감정그대로를 솔직하고 격하게 드러내는 데 비해서 미국인들은 적어도 겉으로는 담담하고 차분한 반응을 보여줬습니다.
정일윤 기자입니다.
● 기자: 사랑하는 가족을 비명에 잃은 유족들의 슬픔의 크기가 민족이나 국적에 따라 다를 리 없습니다.
그러나 그 표현 양식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슬픔의 감정을 비교적 솔직히 드러내는 편입니다.
그래서 때론 실신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오랜 이국 생활도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까지 바꿔놓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일본인들은 슬픔의 감정 표현을 극도로 자제합니다.
대성통곡 대신 눈물을 안으로 삼킵니다.
● 마쓰다 다쓰오(아내잃은 일본인): 제딸도 엄마라고 부르고 싶어....
● 기자: 미국인들은 슬픈 일을 당했을 때 어찌 보면 담담하기까지 합니다.
그들은 망자에 대한 애통보다는 살아남은 사람에 대한 위로를 중시하는 듯 합니다.
슬픔의 표현 양식에 우열이 있을 순 없습니다.
나라나 민족마다 문화와 종교, 역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에서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만 대형 참사 때마다 표출되고 마는 슬픔 끝의 분노는 분명 책임있는 자들에 대한 불신이라는 치유 가능한 원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에서 되짚어 볼 대목입니다.
MBC뉴스 정일윤입니다.
(정일윤 기자)
뉴스데스크
슬픔 표현 나라마다 제각각[정일윤]
슬픔 표현 나라마다 제각각[정일윤]
입력 1997-08-12 |
수정 1997-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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