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승무원 손승희씨 사고 당시 상황 설명]
● 앵커: 이번 사고로 기장과 부기장 등이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따라서 생존자 가운데 당시 상황을 제일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승무원들일 것입니다.
목숨을 건진 4명의 승무원 가운데 한명을 박선영 기자가 만났습니다.
● 기자: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여 승무원 손승희 씨.
손 씨는 괌 공항의 착륙을 앞두고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사인이 들어올 때까지도 기체에는 아무런 이상신호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쿵 하는 굉음과 함께 갑자기 사방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 손승희(승무원): 그냥 착륙을 세게 하나보다고 생각.
꽝 하면서 흔들리는 데 모든게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 기자: 칠흑 같은 암흑 속 여기 저기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왔고 치솟는 불길 속에서 피어오르는 매캐한 연기가 숨통을 틀어막았습니다.
● 손승희(승무원): 벗은 몸에 화상을 입어서 인간으로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상처 입고 사람들이 뒹굴고 있는 모습이 가장 가슴 아팠다.
● 기자: 내리치는 폭우 속에서 엄습하는 추위와 공포와 싸우기를 두 시간.
멀리서 구조대원의 인기척이 들려왔습니다.
● 손승희(승무원): 하느님께서 더 큰일 맡기시려고 대표로 저를 살게 하신 거 같고 그 사람들 몫까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
● 기자: 손 씨는 오늘 저녁 미군 특별수송기로 나머지 11명의 환자와 함께 지옥 같은 기억을 뒤로 하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괌에서 MBC뉴스 박선영입니다.
(박선영 기자)
뉴스데스크
생존 승무원 손승희씨 사고 당시 상황 설명[박선영]
생존 승무원 손승희씨 사고 당시 상황 설명[박선영]
입력 1997-08-08 |
수정 1997-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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