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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비행기 이.착륙 소리 보다 큰 도시 매미 소음 공해[이동애]

비행기 이.착륙 소리 보다 큰 도시 매미 소음 공해[이동애]
입력 1997-07-29 | 수정 1997-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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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 이.착륙 소리 보다 큰 도시 매미 소음 공해]

    ● 앵커: 요즘 밤이 되도 잠 못 이루게 하는 게 무더위 말고도 또 있습니다.

    바로 도심에서도 밤낮없이 울어대는 매미 소리입니다.

    실제로 소음 측정기로 제어 봤더니 이 매미 소리가 비행기 이착륙 때 나는 소리보다 더 시끄러웠습니다.

    이동애 기자입니다.

    ● 기자: 한 여름 시골의 매미 소리는 정겨운 운치를 더해 줍니다.

    그러나 도심에선 매미 소리가 너무 극성스러워 도시민들이 밤잠을 설칠 정도입니다.

    서울 여의도, 매미 소리 때문에 차 소리는 아예 들리지도 않습니다.

    귀가 따갑다 못해 아플 정도입니다.

    촬영용 크레인을 이용해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가지에 납작 엎드려 있는 말매미가 서너 마리씩 떼로 매달려 극성스럽게 울어 댑니다.

    - 귀가 멍멍해요.

    귀가 너무 멍멍해요.

    매미가 생겨서 좋긴 한데 너무 시끄러우니까 주민으로서 소음 공해.

    - 매미 소리를 들어보니까 사람이 짜증이 나구요.

    상당히 고음이에요.

    신경질이 상당히 많이 나는 것 같아요.

    매미 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소음 측정기도 제 봤습니다.

    소음기에 나타난 수치는 84.3dB이었습니다.

    김포공항 주변 신월동입니다.

    항공기 착륙 때 소음도를 측정해 봤더니 80.3dB이었습니다.

    매미 소리가 비행기 소리보다 더 시끄러웠습니다.

    매미 소리가 시끄러운 것은 짝을 짓기 위해 기를 쓰고 울어대기 때문입니다.

    ● 류창희(자연생태 연구소 마당 소장): 그리고 한 시기에 짝짓기를 마쳐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리를 내서 암컷을 유인해 내야되는 거죠.

    그런데 도시에서는 소음이 너무나 많아 졌어요.

    그래 가지고 얘네들이 소리를 내도 암컷이 못 들을까봐 더 큰 소리도 울어야 되고.

    ● 기자: 매미 수도 많이 늘었습니다.

    도시에서는 땅강아지와 두더지, 제비와 같은 천적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밤이 되면 5년 동안 땅속에서 지샜던 매미의 유충이 굼벵이가 기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떼를 지어 나무 위로 올라갑니다.

    나무 여기저기에다 허물을 벗고 매미로 새로 태어납니다.

    전문가들은 도시의 매미를 줄이기 위해서는 천적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만 우선 밤에 나무 위로 기어오르는 굼벵이들부터 잡아 숲으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MBC뉴스 이동애 입니다.

    (이동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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