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용서합니다]
● 앵커: 자신의 딸을 성추행한 남학생을 처벌받게 하는 대신 이색적인 합의 조건을 내걸어 풀려나게 피해자 한 부모가 있습니다.
처벌이 능사인 요즘 세태에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광주의 김낙곤 기자입니다.
● 기자: 지난 6일 광주시 남구 모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 고등학교 2학년인 김 모군은 이 아파트에 사는 16살 김 모양을 흉기로 위협하고 강제로 성추행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부모 입장에서 통상적인 처리 절차는 가해자를 성폭력 혐의로 구속하는 것, 그러나 기독교인 이 피해자 부모는 법적 처벌대신 세 가지 합의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첫째는 가정 형편에 맡게 결손아동을 돕는 성금을 기탁하고, 다음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등 고전과 구성애씨의 성교육 관련 지침서 등을 읽고 경찰에 독후감 제출을 부탁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피해자의 부모들도 성 교육서를 함께 읽어 자녀를 올바르게 키워달라는 것이었습니다.
● 피해자 어머니: 그 아이는 성에 대한 왜곡된 사고 갖고 있다.
자기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그 책을 통해서 배웠으면 한다.
● 기자: 처벌 위주의 사건처리에 익숙해 온 담당 경찰에겐 뜻밖의 일이었습니다.
● 신기대 경장 (광주 남부경찰서): 상당히 신선하게 받아들입니다.
이런 종류의 사건 결과가 이렇게 많을수록 청소년 선도가 좀 더…
● 기자: 피해자 어머니의 결단은 삭막함으로 둘러싸인 요즘 세태에 신선한 감동과 사랑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낙곤입니다.
(김낙곤 기자)
뉴스데스크
광주 성폭행 딸 부모가 범인 남학생 용서[김낙곤]
광주 성폭행 딸 부모가 범인 남학생 용서[김낙곤]
입력 1998-11-10 |
수정 1998-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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