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안정]
● 앵커: 우리가 IMF 체제로 들어선 지 오늘이 꼭 100일이 되는 날입니다.
최근 들어서 환율과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주가도500선을 넘어서서 금융시장은 일단 외형상 안정돼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홍기백 기자입니다.
● 기자: 최근 환율은 1,500원대에서 머물러 있고, 실세금리 기준인 3년 만기 회사채는 20%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주식도 500선을 돌파했습니다.
금융시장이 이처럼 외형상으론 안정을 찾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단지 폭풍전야의 고요일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우선 금리의 경우, 기업들의 돈 가뭄이 풀린 것이 아니라 현재의 금리로는 자금을 조달할 엄두를 내지 못한 기업들이 모든 투자계획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 이수복 과장 (삼성증권 기업금융팀): 추가적인 투자가 없는 상황에서 자금 수요는 당분간 안정된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이외의 그룹이나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자금이 필요한 상태지요.
● 기자: 주가와 환율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에 거의의지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상장회사의 부도도 최근 한달 동안 1개밖에 없을 정도로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규모 협조융자와 정부의 기업어음만기연장으로 부도 위기를 일시 모면했을 뿐입니다.
만기 연장된 기업어음의 규모는 30조원 정도, 이것은 거의 자금시장의 시한폭탄입니다.
● 신금덕 실장 (환은경제연구소): 정부가 지도를 통해 만기상황 연장을 해줘라, 그렇게 됨에 따라서 이게 또 6월로 연기되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압력이 지속되어 가는 입장이거든요.
● 기자: 결국, 현재의 안정을 장기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금융시장은 또다시 붕괴 위기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MBC뉴스 홍기백입니다.
(홍기백 기자)
뉴스데스크
IMF 100일 불안한 안정[홍기백]
IMF 100일 불안한 안정[홍기백]
입력 1998-03-12 |
수정 199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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