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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흔들리는 가정,실직 자살 증가[유재용]

흔들리는 가정,실직 자살 증가[유재용]
입력 1998-02-27 | 수정 199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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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리는 가정]

    ● 앵커: 요즘 직장을 잃거나 생활고에 시달린 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면서 가정의 무너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 일수록 가정이 울타리가 돼야 한다는 평범한 말이 그래서 더욱 절실합니다.

    유재용 기자입니다.

    ● 기자: 지난 20일 서울의 한 아파트 16층, 40대 가장이난간에 올라섰습니다.

    아버지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14살 난 딸이 보는 앞에서 삶을 포기했습니다.

    ● 자살한 김 모씨의 아내: "미안하다, 아빠가 먼저 가서" 딸이 팔 잡으니 뿌리치고 투신.

    ● 기자: 이 가장은 맨손으로 일으킨 공구상이 거래처의부도로 한순간에 망하게 되자 자살의 길을 택했습니다.

    ● 김씨의 동생: 물건을 빼가자 쇼크 받고 "살아 뭐하나."

    ● 기자: 끔찍이 귀여워했던 네 딸과 부인은 살길이 더더욱 막막해졌습니다.

    이런 비극은 하루에도 몇 건씩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림이 팔리지 않는 것을 비관해 40대 화가가 자살을 하는가하면, 경영난에 몰린 장애인 사업가가 동반자살을 기도하다 불을 내 6살 난 아들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 이근덕 박사 (정신과 전문의): 자기가 사회적인 희생자라고 느끼게 되는 그런면에서 자살을 많이 하게 되는 경우가 있구요.

    ● 기자: 비극은 당사자로만 끝나지 않고 가족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후유증과 고통을 남깁니다.

    생계의 위협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고, 정신적으로는 지워지지 않는 충격과 상실감에서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 김모씨 (남편이 딸 앞에서 목숨 끊어): 아버지를 못 잡아 그렇다며 딸이 잠을 못 잔다.

    ● 이모씨 (남편이 동반자살 기도): 아무생각 안나, 아저씨 저렇고 둘째 수술해야 하고.

    ● 기자: 최근 잇따른 자살은 이제 개인과 가정의 문제를 넘어 우리사회의 중산층을 위협하는데 이르고 있습니다.

    ● 김선용 교수 (한양대 사회학과): 중산층이 IMF영향 가장 심각하게 받는다.

    ● 기자: IMF한파는 여러 가정들은 막다른 곳으로 몰아놓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서로를 믿고 어려움을 함께 하는 것만이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MBC 뉴스 유재용입니다.

    (유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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