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 행패 사장 자살]
● 앵커: 부산에 한 중소업체 사장이 체불 임금을 독촉하는 종업원에게 행패를 당한 뒤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종업원은 가족들의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윤주필 기자입니다.
● 기자: 선박설비 하청업체를 운영하며 20평 남짓한 서민아파트에서 살아온 61살 배원진씨, 작년 말 원청업체의 부도로 8천만 원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종업원 7명의 두 달치 임금을 지불할 수 없게 됐습니다.
임금을 받지 못한 종업원 42살 장모씨는 다른 근로자들과 함께 세 차례나 찾아와 임금 지급을 독촉했고, 지난달 24일 장 씨는 다시 찾아와 심한 욕설과 함께 술병을 깨면서 배씨를 협박했습니다.
● 자살한 배사장 딸: 병을 깨 가지고 삿대질 식으로 하면서 다 죽인다고...
● 윤주필 기자: 장 씨에게 인간적인 모욕과 행패를 당해 충격을 받은 배씨는 바로 다음날 밤, 이곳 아파트 내 어린이 놀이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우격다짐을 했던 장 씨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 입건된 종업원 장씨: 돈을 빌렸으니까 그것은 줘야겠고, 많지는 않지만.
나는 또, 가정의 책임을 져야 되겠고...
● 기자: 원청업체의 부도에다 종업원의 협박을 받고 죽음을 택한 사장 배씨, 설 명절을 앞두고 가족의 생계 때문에 고용주를 협박하다 경찰에 입건된 종업원 장씨, 모두가 IMF 시대에 당하고 있는 우리의 고통스러운 모습입니다.
MBC 뉴스 윤주필 입니다.
(윤주필 기자)
뉴스데스크
종업원으로부터 체불 행패 당한 부산 중소기업 사장 자살[윤주필]
종업원으로부터 체불 행패 당한 부산 중소기업 사장 자살[윤주필]
입력 1998-02-02 |
수정 199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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