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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의경제학]가발 수출의 명암-가발용 머리카락 수입[윤영무]

[1원의경제학]가발 수출의 명암-가발용 머리카락 수입[윤영무]
입력 1998-01-21 | 수정 199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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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발수출의 명암]

    ● 앵커: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얘기가 다시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는 요즘이지만 불과 20년 전 우리 수출의 주종 품목이 머리카락 이었다면 별로 실감이 나지 않을것 같습니다.

    '1원의 경제학' 오늘은 우 리 할머니, 어머니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면서 수출 입국을 다졌던 때를 되돌아봅니다.

    윤영무 기자입니다.

    ● 기자: 요즘 웬만한 여성이라면 가발 한 두개씩은 갖고 있습니다.

    90년대 들어 생활의 여유가 생기면서 머리에 멋을 부리기 시 작한 것입니다.

    그러나 가발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나라는 중국과 인도로부터 매달 수천만 달러 어치의 머리카락을 들여오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들여오는 20cm짜리 머리카락 1kg 10달러, 머리카락은 길수록 비싸져서 40cm짜리 1kg은 45달러입니다.

    예를 들어 인도산 머리카락 50g은 50 센트, 우리 돈으로 800원 정도입니다.

    1원 어치는 소중한 거군요?

    ● 박효선 계장 (보양산업): 상당히 소중하지요.

    이게 옛날에는 저희 우리 나 라를 먹여 살린 주력 수출 품목이었으니까요.

    ● 기자: 사실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가발 공장들은 밀려드는 수출 주문 때문에 한 달에 하루 쉬는 게 고작이었고, 그나마 쉬는 날은 잠자는 날이 없습니다.

    ● 안현숙씨 (보양산업): 거의 밤낮없이 기숙사에서 잠만 자고 나와서 일 하고 그렇게 했어요.

    ● 기자: 그러나, 80년대 후반 들어 임금이 올라가고 머리카락을 구할 수 없게 되자 가발 산업은 급속히 위축됐습니다.

    ● 강기표 사장 (보양산업): 요즘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냥 머리 같은 것 잘라서 버리고 보통 그러지만은 이전에는 그거 다 모아 가지고 그것을 다 시 수출을 하는데 원자재로 쓰고 그렇게 했습니다.

    ● 기자: 머리를 빚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을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것을 달비라고 합니다.

    달비는 여인들의 마지막 자존심이자 검약정신이었습니다.

    요즘은 어떨까요? - 머리를 잘라서 팔았다는 얘기를 들어 보셨어 요? - 아니요..

    아직 들어본 일은 없어요.

    소설에나 나오는 것 같은데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렇게 머리카락 파는 것은 소설쯤에나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20년전까지만 해도 머리카락을 팔아서 가족의 끼니를 떼우는 사람도 많이 있었습니다.

    머리카락도 돈이 됐던 귀배시절, 우리는 벌써 그 시절을 잊고 있지만 머리카락 1원 어치도 소중히 했던 마음만큼은 오늘에 되살릴 때입니다.

    MBC 뉴스 윤영무입니다.

    (윤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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