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계량기 무용지물]
● 앵커: 중앙 집중식 난방을 하는 아파트 등에는 사용량 에 따라 요금을 낼 수 있도록 열 계량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1 개에 10만원이 넘는 이 계량기들은 고장이 잦아 사실상 사용되지 않는데 도 정부가 설치를 의무화해서 천억원이 넘는 돈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권순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경기도 의정부의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자체 에서 연료를 떼 난방을 공급하는 중앙집중식 난방 방식인 이 아파트의 각 세대에는 예외 없이 이런 모양의 계량기가 하나씩 달려 있습니다.
적산 열량계라고 불리는 이 계량기는 각 가정의 난방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계기판에 4,556을 사용한 것으로 표시된 집 과 6,207이 나온 집은 평수가 같다는 이유로 똑같은 난방비를 내고 있습니다.
● 주민: 절약하고 춥게 살았는데 돈은 똑같이 나왔다.
그럴바에야 나도 틀어 놓고 덥게 산다.
● 기자: 정부는 난방비 절약을 유도한다며 지난 89년 열 계량기 설치를 의무화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설치된 적산열량계 는 하루에 몇차례 씩 간헐 난방을 하는 중앙집중식 아파트에는 전혀 맞지 가 않았습니다.
● 아파트 관리인: 실내온도는 1도 차이밖에 안 나는데 사용요금은 (세대마다 ) 4-5배 차이가 난다.
● 기자: 또한, 지나치게 고장이 잦아 계량기 수리비가 난방비보다도 더 많은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 아파트 관리인: 고장이 많고 수리비가 비싸 민원 때문에 사용할 수가 없다.
● 기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96년 정부의 중앙난방 공동주택 중 계량기를 사용하는 곳은 10%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담당 공무원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국민의 의심만 탓하고 있습니다.
● 통상산업부 관계자: 입주자들의 의식 자체에 문제가 많다.
왜 계량기를 사용해 복잡하게 하느냐는 등...
● 기자: 건설교통부와 주택공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앙난방식 공동주택은 100만호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여기에 설치된 열 계량기 값만 천억원이 넘습니다.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 때문에 그 많은 국민 재산은 헛되게 낭비됐고, 지금도 이러한 현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권순표입니다.
(권순표 기자)
뉴스데스크
중앙집중식 난방 아파트 열 계량기 무용지물[권순표]
중앙집중식 난방 아파트 열 계량기 무용지물[권순표]
입력 1998-01-15 |
수정 199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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