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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통한 방북 길 소떼가 뚫었다[이호인]

판문점 통한 방북 길 소떼가 뚫었다[이호인]
입력 1998-06-15 | 수정 199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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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가 길 뚫었다]

    ● 앵커: 정주영 회장의 이번 북한 방문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소떼 500마리입니다.

    이 소는 바로 우리 민족 공통의 정서에 닿아 있어서 이 소떼가 남북관계의 물꼬를 터 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게 됩니다.

    이호인 기자입니다.

    ● 기자: 북한 관영 중앙통신은 지난 20일 정주영 회장의 소몰이 방법을 애국적이라고 표현하며 높이 평가한다고 추켜세웠습니다.

    정 회장은 소몰이 방법에 대한 환영입장을 공식 표한 셈입니다.

    북한이 이처럼 선뜻 환영 입장을 밝힌 데는 순수 민간차원의 교류라는 점, 또 소가 주는 민족 고유의 상징성이 작용했습니다.

    정 회장은 65년 전 아버지의 소판 돈 70원을 들고 내려와 오늘의 부를 쌓았습니다.

    그 소를 천 마리로 불려 고향에 돌려준다는 현대 측의 제안은 농경문화의 뿌리 둔 민족 공통의 정서에 호소해 남북 당국 모두가 정치적 부담을 덜어낸 명분이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 전경수 교수(서울대 인류학과): 경제력보다는 민족 내부의 감정 즉, 정서 통일이라는 것이 가장 앞으로…

    ● 기자: 또 한 가지 이번 소몰이 방북이 성사된 데는 북한에서 소가 갖는 현실적인 효용성 때문입니다.

    소가 주요한 운송 수단이자 농기계 대용으로 사용되는 북한에서 소는 의미 있는 지원 품목임에 틀림없습니다.

    ● 이순옥(귀순자): 기계 설비가 국가 고정재산과 마찬가지로 소도 그렇게 고정재산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 기자: 내일 정 회장의 소몰이 방북은 우리로서는 첫 번째 판문점을 통한 물자 지원입니다.

    지난 4년 동안 남북 대결의 장소로 치부돼 왔던 판문점이 이제 남북을 잇는 통로로 기능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이번 소몰이 방북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MBC뉴스 이호인입니다.

    (이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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