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아내마저…]
● 앵커: 어제 저녁 김포공항에서는 20대 주부가 미국돈3만 달러를 몰래 가지고 나가려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미국에서 도박빚을 지고 붙들린 남편을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김연국 기자입니다.
● 기자: 어제 저녁 6시 반쯤,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검색대.
검색대를 통과하던 여행가방 속에서 두툼하고 각진 종이다발 모습이 투시화면에 나타났습니다.
가방 안에서 발견된 다발은 우리 돈으로 4천만원이 넘는 미화 3만 달러.
외화를 빼돌리려 한 사람은 대전에 사는 주부 27살 최 모씨로 도박빚을 지고 미국 라스베가스의 한 호텔에 붙들려있는 남편 32살 홍 모씨를 돕기 위해 출국하던 길이었습니다.
● 최 모씨: 시계 잡혔다고 돈이 없어서, 호텔에서 나오려면 돈이 있어야 할 것 아니에요.
● 기자: 남편의 도박빚을 갚기 위해 출국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최씨는 불과 1주일 전에도 도박으로 7천 달러를 날렸다는 남편의 전화를 받고 미국으로 만 달러를 갖다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최 모씨: 나왔다가 호놀룰루 갔다고 했어요.
갔다가(도박하러) 다시 갔나 봐요.
● 기자: 경찰은 대전에서 나이트클럽 등을 운영하는 남편 홍씨가 94년 이후 9차례에 걸쳐 필리핀과 미국 등을 들락거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홍씨가 귀국하는 대로 도박을 하기위해 상습적으로 해외 원정을 다녔는지의 여부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외환 위기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박에 눈먼 남편은 미국의 호텔에 붙잡힌 신세에다 부인마저 범법자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MBC뉴스 김연국입니다.
(김연국 기자)
뉴스데스크
미국의 남편 도박빚 갚기위해 3만달러 반출하던 아내 적발[김연국]
미국의 남편 도박빚 갚기위해 3만달러 반출하던 아내 적발[김연국]
입력 1998-06-17 |
수정 199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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