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만의 장례식]
● 앵커: 80년전 오늘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II세는 볼세비키 혁명군들에 의해 비밀리에 처형됐습니다.
오늘 80년만에 비참하게 숨진 그의 장례식이 치뤄졌습니다.
윤능호 특파원입니다.
● 특파원: 에바강을 사이에 두고 황제의 겨울 궁전 에르미타주와 마주한 페트로 파블롭스키 요새에서는 황제의 영혼을 위로하는 조포가 울려 퍼졌습니다.
이 시간 요새 안의 페트로 파벨 성당에서는 니콜라이 II세와 황후 표도로브나 그리고 아나스타샤 등 세 딸의 나무목관이 차례로 로마노프 황실 묘역에 안장됐습니다.
사회주의 혁명 이듬해인 1918년,혁명의 실패를 두려워한 볼세비키들에 의해 처형돼 비밀리에 매장됐던 니콜라이 황제와 그의 가족들이 공식적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장례식은 로마노프 황실의 전통에 따라 러시아 정교회식으로 치뤄졌습니다.
20세기 초 피와 음모와 혁명으로 점철된 불행한 러시아 역사가 화해와 용서로 승화되는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주최측, 반면 국민들의 고통을잠시 잊게하는 또 하나의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는 비난도 적지 않았습니다.
1991년 우랄 산맥 유배지에서 발견된 유골의 진위여부를 놓고 뜨거운 논란도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물론 미국, 영국에서 수년에 걸친 유전자 감식은 확실한 황제의 유골로 결론 지었습니다.
아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서 유럽이 칼리린 그라드까지 1억5천만명의 러시아인들이 생중계로 지켜보는 가운데 제국의 마지막 황제는 80년이란 긴 세월을 건너뛰어 다시 역사 속에 묻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80년만에 페트로 파벨 성당 안에 묻혀있는 그의 선친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상트 페테르 부르그에서 MBC뉴스 윤능호입니다.
(윤능호 기자)
뉴스데스크
러시아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 일가 장례식 80년만에 거행[윤능호]
러시아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 일가 장례식 80년만에 거행[윤능호]
입력 1998-07-17 |
수정 199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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