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액과외 사건 수사 마무리 급급]
● 앵커: 고액과외 사건이 흐지부지 끝나는 것 같습니다.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는데 경찰은 왠지 마무리하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김연석, 연보흠 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이번 고액과외 사기와 관련해 경찰의 조사를 받은 교사는 모두 138명, 학부모는 73명입니다.
이 가운데 한신학원장 김영은씨로부터 향응을 제공받고 돈 봉투를 받은 교사 73명이 불구속 입건되는 것으로 수사는 일단락 됐습니다.
수사대상 교사를 30명에서 140명으로 늘려가면서 제자들에게 고액과외를 알선한 교사들을 철저히 가려내겠다던 수사 초기 경찰의 의지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 박범래 서장(강남 경찰서): 교사가 만약에 몇 백명 명단 다 있다고 해서 그것을 다 하려면 1년 내내.
● 기자: 그나마 입건된 교사들은 물론 조사를 받은 학부모들은 대부분 고액과외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학원장 김영은씨와 前 학원장 권 모씨마저 나타나지 않으면 모레로 끝나는 재조사 기한 내에 사건 해결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자진 출두한 한신학원 실장 김달숙씨에 대해서만 사기 등의 혐의로 오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결국 이번 수사는 주모자급의 혐의 내용을 밝히지 못한 채 일단락 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MBC 뉴스 김연석입니다.
(김연석 기자)
● 기자: 이번 사건이 가장 충격을 준 것은 현직 교사가 고액과외를 알선해 주는 브로커로 활동했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경찰도 학원과 교사와의 관계를 중점 수사해 소문으로만 나돌았던 고액과외실태를 파헤치겠다고 공헌했습니다.
● 이동준(수사과장, 지난달 25일): 현직 교사하고 관련성이 있다는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 기자: 그러나 관련된 교사와 학부모가 엄청나고 이에 따른 사회적 파문이 커지자 수사를 매듭짓는 데만 급급해 교사들에 대한조사는 시늉에 그쳤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밤부터 다음날 낮까지 하루 밤낮에 무려 80여 명의 교사가 소환돼 진술서 한 장 쓰는 것으로 조사를 마쳤습니다.
게다가 김영은 원장의 신병확보에 실패하면서 수사의 핵심인 김 원장과 교사간의 대질신문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교사와 학원을 연결시켜 주는 중간 브로커의 활동이나 내신과외를 위한 시험지 유출 등 핵심적인 의혹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 이동준(지난달 31일, 수사과장): 수업이 끝나고 같이 술 한 잔 하러 가자, 저녁식사 하러 가자, 이런 정도입니다.
● 기자: 이처럼 미진한 수사 때문에 관련교사들에 처벌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데 그쳤습니다.
● 김종률(변호사):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데도, 이 부분에 대한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의지가 부족한 것이.
● 기자: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봐주기 위해 경찰과 검찰이 의도적으로 수사를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 속에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MBC뉴스 연보흠입니다.
(연보흠 기자)
뉴스데스크
경찰, 고액과외 사건 수사 마무리 급급[김연석 연보흠]
경찰, 고액과외 사건 수사 마무리 급급[김연석 연보흠]
입력 1998-09-02 |
수정 1998-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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