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치의 벽 좌절…]
● 앵커: 일본 총리를 꿈꿨던 한국계 아라이 쇼케이 의원의 자살을 계기로 일본에서는 증권거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정치인들의 관행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도쿄 유기철 특파원입니다.
● 유기철 특파원: 아라이 쇼케이 의원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하루 뒤, 일본 정계는 정치인들의 증권거래 규제방안을 검토했습니다.
증권사에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차익을 내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행, 이 수법은 거액의 정치자금을 모으기 위한 방편으로 대부분의 일본 정치인들이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 아라이 의원 부모: 살인자다 살인자.
그 애가 진실하게 얘기하는데 왜 들어주지 않나?
● 유기철 특파원: 아라이 의원의 자살을 둘러싼 일본 내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그가 개혁이라는 가면이 벗겨지자 죽음을 선택했다는 비판과 함께 촉망받는 젊은 정치인이 희생양이 됐다는 동정론도 있습니다.
보통의 정치인과는 달랐다는 아라이 의원에게 사후 외로운 늑대라는 별명이 붙여졌습니다.
일본 정계의 거물들을 몰아세우는 야수성이 있었지만 그 반대급부로 이 당 저 당을 떠도는 외톨이신세를 면치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민족차별에 한이 맺혔던 아라이 의원은 일본에 귀화한 뒤 철저하게 일본인으로 살면서 총리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질주했습니다.
아라이 의원에게서 재팬 드림의 대리만족을 느껴왔던 재일 한국인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떠나가는 그의 마지막 모습도 먼발치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도쿄에서 MBC 뉴스 유기철입니다.
(유기철 기자)
뉴스데스크
한국계 아라이 쇼케이 의원 자살,일본정치의 벽 좌절[유기철]
한국계 아라이 쇼케이 의원 자살,일본정치의 벽 좌절[유기철]
입력 1998-02-20 |
수정 199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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