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청백리 서울6급 문지규 신문배달로 과로사]
● 앵커: 그런가 하면 청렴하고 성실했던 한 공무원이 과로로 목숨을 잃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6급 공무원인 문지규 씨는 구조조정으로 보직을 잃게 되자 새벽에는 신문을 배달했고, 저녁에는 학원에 나가서 자격증을 준비하다가 그만 쓰러졌습니다.
이성주 기자입니다.
● 기자: 서대문구 천연동의 허름한 무허가 주택, 서울시청 6급 공무원 문지규 씨의 집입니다.
스물 한해 공무원 생활을 해온 그를 이 동네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 김광표 (이웃주민): 항시 말없이 서민층에 파고들고 근면하고, 그러니깐 무슨 일이라면 다 그 사람이 맡아서 했으니까…
● 기자: 그러나 문 씨는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보직을 잃고 대기발령 상태가 됐습니다.
● 천영란 (부인): 열심히 일을 해 왔는데 갑자기 이렇게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고 그런데 딱 빠졌을 때 그때 충격이란 말할 수 없었어요.
● 기자: 문 씨는 그러나 낙담만 하고 있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늘 몸이 편치 않은 70대 노부모와 대학갈 아들, 모두 다섯 식구를 책임져야 할 가장이었기 때문입니다.
문 씨는 50살의 몸으로 매일 새벽 신문배달을 했고, 저녁에는 자격증 시험공부에 매달렸습니다.
● 김환규 (동료): 테니스 하러 다니는 줄 알았는데 아침에 신문을 돌렸다고 그러더라고요.
● 기자: 그러나 김 씨는 어제 저녁 갑자기 쓰러져 다시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과로 사, 구조조정 와중에서 보직을 잃고 가족을 위해 온 몸을 던졌던 어느 6급 공무원 가장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MBC 뉴스 이성주입니다.
(이성주 기자)
뉴스데스크
실직 청백리 서울6급 문지규 신문배달로 과로사[이성주]
실직 청백리 서울6급 문지규 신문배달로 과로사[이성주]
입력 1999-02-05 |
수정 199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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