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 블라체 국경 유령마을]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일요일 MBC뉴스데스크입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역시 봄이구나 이러한 탄성이 절로 나오는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유고 전쟁을 취재하고 있는 MBC 종군 기자들을 전쟁터의 살기어린 봄 표정을 타전했습니다.
코소보의 유고군은 취재진에게 총을 겨누며 위협했습니다.
김장겸 기자의 르포입니다.
● 기자: 유고연방 코소보주로 향하는 마케도니아의 블라체 국경 검문소, 이미 봉쇄된 이 검문소를 옆으로 두고 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마케도니아군의 최전방 초소를 멀찌감치 뒤로하고 몇 발짝 앞으로 나아가니 안내하던 부근마을 주민이 더는 안 된다고 막습니다.
바로 이틀 전 유고 측의 총격으로 마케도니아 병사 1명이 사살된 곳 부근이었습니다.
여기서 500m쯤 떨어진 저 언덕 너머가 코소보 땅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세르비아군이 국경을 넘어와서 지뢰를 매설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92년까지 같은 나라였던 유고연방 코소보 주와 마케도니아의 국경은 나무가 심겨져 있는 선입니다.
그런데 빤히 보이는 국경선 남쪽 마케도니아 땅에 군데군데 소들이 쓰러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고연방 세르비아군이 매설하기 시작한 지뢰를 방목 중이던 소들이 밟은 것입니다.
● 국경마을 주민: 세르비아군이 지뢰를 밟은 소떼에 총을 난사했다.
● 기자: 계곡 아래에는 유고 연방기와 세르비아기가 함께 걸려있는 세르비아군의 국경 초소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취재진은 마케도니아군 최전방 초소와 유고의 세르비아군 최전방 초소 사이에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세르비아군 초소 뒤에 있는 마을은 코소보의 스치스데 마을, 그러나 세르비아군이 주민 모두를 내쫓아 이제는 한 사람도 살지 않는 유령마을이 됐다고 난민들은 전합니다.
마을 아래 주차된 차들은 마케도니아로 탈출하던 코소보 난민들의 것을 세르비아군이 빼앗은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내 세르비아 병사가 취재진을 발견한 듯합니다.
곧이어 총을 들고 나옵니다.
취재진은 황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코소보 접경 마케도니아에서 MBC뉴스 김장겸입니다.
(김장겸 기자)
뉴스데스크
마케도니아 블라체 국경 유령마을[김장겸]
마케도니아 블라체 국경 유령마을[김장겸]
입력 1999-04-11 |
수정 199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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