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도들 MBC 점거 늑장 대응]
● 앵커: 이렇게 방송사가 신도들에게 점거되기에 이르렀는데도 경찰은 너무 늦게 출동했습니다.
또, 신도들의 움직임을 놓고 경찰서끼리의 협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권순표 기자입니다.
● 기자: 어젯밤 신도들이 난입한 문화방송 사옥에 최초로 경찰병력이 도착한 것은 밤 11시 20분쯤이었습니다.
이 시각은 본사 경비직원들이 신도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신고를 한 뒤 30여 분이 지난 때였고, 방송사는 이미 완전히 점거된 뒤였습니다.
그러나 도착한 경찰병력은 10여 명에 불과했고, 진압장비도 전혀 갖추지 않아 신도들의 행동에 속수무책입니다.
● 청원경찰: 10명 이상이었죠, 20명인데 무장이 안 돼 있어요.
철모도 안 쓰고 그냥 왔어요.
와 가지고 저쪽으로 들어갔어요.
● 기자: 관할 영등포경찰서에서 문화방송 사옥까지 밤늦은 시각에는 차량으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입니다.
그러나 무장한 경찰병력은 신도들이 난입한 뒤 1시간이나 지난 12시쯤 되어서야 방송사에 도착했습니다.
밤늦은 시각, 신도 천여 명이 10여 대의 버스를 타고 방송사로 몰려왔는데도 경찰은 사전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지휘를 맡고 있는 서울경찰청과 교회가 있는 남부서, 방송사 경비를 맡고 있는 영등포서 사이에 공조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또한, 난입사태가 발생한 뒤에도 서울경찰청장과 관할 경찰서장 등 경찰 수뇌부들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함으로써 비상상황에서의 치안에 중대한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현장 책임자는 책임을 떠넘기는데 급급합니다.
● 이성호 총경 (영등포 경찰서장): 문제가 없다며 (서울경찰청 정보 6계장도)퇴근을 했다.
● 기자: 한편, 경찰청은 늑장 대응으로 사태가 악화됐다는 판단에 따라 서울청과 관할서에 대한 자체 감찰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시위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고도 각 경찰서간의 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태를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집중 감찰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권순표입니다.
(권순표 기자)
뉴스데스크
경찰, 신도들 MBC 점거 늑장 대응[권순표]
경찰, 신도들 MBC 점거 늑장 대응[권순표]
입력 1999-05-12 |
수정 199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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