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쌍둥이 자매 가현, 나현 생일 맞은 가족 표정]
● 앵커: 오늘은 씨랜드 화재 참사로 숨진 쌍둥이 자매 가현이, 나현이의 생일날입니다.
메어지는 가슴을 붙잡고 쌍둥이 자매의 부모님은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붙였습니다.
문호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하얀색 생크림 케이크 위에 놓인 7개의 촛불.
오늘은 하늘나라로 올라간 가현, 나현 두 쌍둥이 천사들의 생일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러나 이제는 영정 속의 사진에서만 바라볼 수 있는 두 딸의 생일 케이크 위에 촛불을 붙이며 엄마의 손길은 조용히 떨렸습니다.
복받쳐 오르는 슬픔을 억누르며 아빠는 두 딸에게 마지막 생일축하 인사를 건넸습니다.
● 고석(아버지): 가현아, 생일 축하하고… 나현이도 생일 축하하고… 다음에 하늘나라에서 만나자… 가현아 나현아, 촛불 끄란 말이야.
● 기자: 살아 있었다면 선물도 한아름 받았을 아이들.
● 친할머니: 할머니가 선물을 주려고 했는데…
● 기자: 앙증맞은 두 소녀를 한꺼번에 잃은 할머니는 끝내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슬픔의 무게를 견디다 못한 아빠도 결국 쓰러지듯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 고석(아버지): 가현이 촛불 껐나 보고 와.
안 껐으면 당신이 꺼줘…
● 기자: 희미하게 흔들리는 촛불 사이로 쌍둥이들의 귀여운 재롱이 얼핏 스쳐 지나갔습니다.
MBC뉴스 문호철입니다.
(문호철 기자)
뉴스데스크
숨진 쌍둥이 자매 가현, 나현 생일 맞은 가족 표정[문호철]
숨진 쌍둥이 자매 가현, 나현 생일 맞은 가족 표정[문호철]
입력 1999-07-03 |
수정 199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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