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정부 20년넘은 주택수리비 무상지원 발표감감]
● 앵커: 정부는 지난 5월 실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줄 겸 20년 넘은 주택을 수리할 수 있도록 무상 지원해 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장마는 다가오는데 그러나 서민들은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최장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기자: 서울 목동에 있는 박기태 씨 집입니다.
지은 지 20년이 넘은 탓에 손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장마를 앞두고 걱정하던 박씨는 정부가 주택수리비의 일부를 무상 지원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 박희태(서울 목2동): 얼마나 고마운 일이에요?
그래서 부랴부랴 알아보니까 그 당시에도사실은 그 발표 나온 그 다음날 동사무소, 구청, 시청이 아무도 몰랐어요.
● 기자: 건설교통부는 지난 5월, 20년이 지난 낡은 주택의 수리비를 최고 1백만 원까지 무상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집을 고치는 데는 실직자 5천여 명을 투입해서 일자리도 만들겠다는 실업 대책의 하나였습니다.
전국에서 2만 6천여 명이 시·군·구청을 통해 수리비 지원을 신청했습니다.
● 박양례(수리비 신청자): 정부에서 한 일이라 틀림없을 것이라 믿고 기다리는 중이에요.
● 기자: 건교부는 언론 발표를 통해 지난달 21일부터 사업에 들어가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건교부가 밝힌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미 주택수리 사업이 시작됐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합니다.
서둘러 계획만 발표했지 정작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건교부 담당자: 예산이 늦어지고 있다.
예산청에서 예산 배정이 안 나오고 있다.
● 기자: 일선에서 사업을 시행해야 할 시·군·구청의 공무원들도 정부의 일 처리에 불만입니다.
● 구청 공무원: 건교부가 계획만 먼저 내놓고, 예산이 늦어지니까 제대로 안 되고 있다.
● 기자: 곧 다가올 장마에 서민들의 마음은 더욱 답답합니다.
● 박희태(서울 목2동): 이젠 얘기하는 거 안 믿어요.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거 이제는 믿지 않겠다는 얘기입니다.
● 기자: 말만 앞선 행정이 서민과 실직자들의 기대를 무너뜨렸습니다.
MBC뉴스 최장원입니다.
(최장원 기자)
뉴스데스크
[집중취재]정부 20년넘은 주택수리비 무상지원 발표..감감[최장원]
[집중취재]정부 20년넘은 주택수리비 무상지원 발표..감감[최장원]
입력 1999-07-08 |
수정 199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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