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5층 아파트 박태숙 수해 일가에게 방 내줘[김효엽]

[파주 5층 아파트 박태숙 수해 일가에게 방 내줘]

● 앵커: 수해의 현장에는 훈훈한 인정도 살아있습니다.

물에 잠긴 아파트 아래층 이웃을 위해 방을 내주고 한 가족처럼 지내는 사람들을 김효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파주 시의 한 5층 아파트에 사는 박태숙 씨 집에는 이틀 사이에 식구가 5명 늘었습니다.

새 식구는 물에 잠긴 1, 2층에서 대피해 온 이웃들입니다.

체면 따위는 필요 없었습니다.

● 김분순 (침수된 2층 주민): 주인들이 막 빨리 오라고 위층으로 올라오세요, 오세요 그래가지고 아무 부담 없었어요.

● 기자: 3년 전 수해 때도 이들은 한 식구였습니다.

● 인터뷰: 한 번의 경험이 그래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하면 좀 그렇지만, 그러니까 이게 처음 겪는 일이라 할지라도 똑같을 거예요.

사람들 마음은 다 똑같잖아요.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서로 돕고 그래서 이웃사촌이 가장 좋다고 그러는 것 같아요.

● 기자: 식수와 음식을 함께 나누는 것은 물론 밤에는 불침번을 정해서 수위를 점검하는 일도 잊지 않습니다.

● 인터뷰: 전기가 없으니까 깜깜하죠.

그런데도 살살 내려와서 성냥 켜대고 물이 얼마만큼 내려갔나 안 내려갔나 점검하고 올라가고…

● 기자: 스쿠버 동호회 회원인 김 씨의 남편은 아내와 초등 학생인 두 딸을 남겨놓고 인명구조에 나섰습니다.

● 김민주 (딸, 10살): -아버지는 어디 가셨어?

-수난구조대에서 보트 타시고 사람들 구하러…

● 기자: 딸의 말대로 아버지 김영래 씨는 폭우 속 구조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 김영래: 여기서 일 치르고 나중에 천천히 돌아가죠.

● 기자: 하늘이 원망스러울 만큼 참혹하게 변한 수해현장에서도 이웃들의 따스한 인정은 살아 있었습니다.

MBC뉴스 김효엽입니다.

(김효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