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도시 터키 골주크시 현장. 지진피해 최대]
● 앵커: 지금 지구촌에서 가장 세기말을 참혹하게 맞고 있는 곳은 터키입니다.
지진 참사 현장에서 특파원들이 보내오는 기사에는 죽음의 도시라는 표현이 늘 따라붙습니다.
가장 피해가 심한 터키 골주크시의 모습을 임대근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기자: 이스탄불에서 남동쪽으로 130km 떨어진 골주크시,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변 건물들은 모두 주저앉았습니다.
아파트가 밀집한 주거지역은 겹겹이 무너져내린 건물 사이로 침대와 가구가 드러나 더욱 참혹한 모습입니다.
골주크시 도시 전체가 골목골목마다 온통 무너진 건물더미로 뒤덮여 있습니다.
그야말로 죽음의 도시라는 표현밖에 할 수 없습니다.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가 구조될 경우 그건 단지 기적일 뿐 끊임없이 시신들만 발굴되고 있습니다.
섭씨 35도의 무더위 속에서 사체 썩는 냄새가 가득합니다.
시신이 나오면 나중에 가족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둔 뒤 곧바로 매장해 버립니다.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방역작업과 함께 골주크시로 들어오는 차량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골주크시에는 5,000명 이상이 매몰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 복구 관계자: 도시를 완전히 복구하려면 5∼6년, 아니 10년도 더 걸릴 것이다.
● 기자: 머나먼 이국 땅 죽음의 도시 한가운데서 갑자기 우리 말이 들려옵니다.
● 인터뷰: 당신 집이 어디야?
● 기자: 한국전에 참전한 72살의 터키 노인, 자신의 집은 완전히 무너졌지만 가족들은 다행히 무사하다고 합니다.
● 이스마일 소이 아슬란: 이곳 상황이 전쟁 당시 파괴된 서울과 너무나 비슷하다.
● 기자: 집과 가족을 모두 잃은 주민들은 대부분 이재민 수용소에 있지만 집 근처를 떠나지 않는 주민도 있습니다.
● 피해 주민: 아들이 땅 속에 묻혀 있다.
5일이 지났지만 차마 여기를 떠날 수 없다.
● 기자: 비교적 낙천적인 민족성 탓에 눈물과 통곡보다는 담담한 표정으로 이 악몽을 견디고 있는 터키 국민들, 이들의 얼굴에 언제 환한 웃음이 깃들지 알라신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터키 골주크시에서 MBC뉴스 임대근입니다.
(임대근 기자)
뉴스데스크
죽음의 도시 터키 골주크시 현장. 지진피해 최대[임대근]
죽음의 도시 터키 골주크시 현장. 지진피해 최대[임대근]
입력 1999-08-22 |
수정 199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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