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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 변관식 대표작 옥류천도 제자가 그린 가짜[김연국]

소정 변관식 대표작 옥류천도 제자가 그린 가짜[김연국]
입력 1999-08-29 | 수정 199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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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정 변관식 대표작 옥류천도 제자가 그린 가짜]

    ● 앵커: 한국 산수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소정 변관식 선생의 대표작 가운데 금강산을 그린 외금강, 옥류 천도란 작품이 있습니다.

    요즘 이 그림이 가짜란 주장 때문에 논란이 뜨거운데, 미국에 있는 소정 선생의 제자가 자신이 이 그림을 그렸다고 MBC 취재기자에게 증언했습니다.

    김연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소정 변관식 선생의 외금강 옥류 천도입니다.

    이 작품은 지난 85년 처음 소개된 뒤 유홍준 교수와 이태호 교수 등 유명한 평론가들에 의해 지금까지 소정의 대표적 명작으로 평가 받아왔습니다.

    최소 수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이 그림이 가짜 시비에 휘말리면서 올 여름 미술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 그림이 사실은 소정의 제자 소준자의 이름으로 1963년 국전에 입선한 작품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입니다.

    입선 이후 누군가가 순자라는 서명을 잘라내고 소정의 낙관을 찍어 놨습니다.

    그러나 이 그림을 소정의 뛰어난 명작이라고 평가해 온 이태호 교수는 그 동안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서명과는 관계없이 소정이 모두 그린 것이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 이태호 (전남대 교수): 분명한 소정 변관식의 글씨입니다.

    그러니까 소정이 처음부터 그림을 그리고 마무리까지 했다는 얘기거든요.

    ● 기자: 이에 대해 젊은 평론가들은 이 그림이 제자 조순자 씨의 그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인물이나 바위의 표현 방식도 소정의 다른 옥류천 그림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 최광진 (미술평론가): 소정의 특징은 역시 남성적인 활달한 필치인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 기자: 이처럼 논란이 계속되자 그 동안 미국에서 지내며 침묵해 왔던 당사자 조순자 씨가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조씨는 전화 통화에서 이 작품은 자신이 그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조순자: 밑바탕과 물, 글씨는 선생님이 하시고 나머지는 제가 그린 거예요.

    ● 기자: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옥류 천도는 소정의 그림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는 셈입니다.

    이러한 미술품 위작 시비의 뒤에는 돈 문제가 있습니다.

    유명작가의 것으로 변조하면 같은 그림이라도 가격은 엄청나게 뛸 수밖에 없습니다.

    ● 윤범모 (경원대 교수): 가격이 비교할 수가 없죠.

    영이 몇 개가 왔다 갔다 할런지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마는…

    ● 기자: 전문가들은 최근 끊이지 않고 있는 미술계의 가짜 시비를 막으려면 고가 미술품이 은밀하게 거래되는 풍토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MBC뉴스 김연국입니다.

    (김연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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