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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권희로 일본에 고마운, 그리운 감정도 있다고 언급[강명일]

권희로 일본에 고마운, 그리운 감정도 있다고 언급[강명일]
입력 1999-09-07 | 수정 1999-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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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로 31년 일본 수감생활 궤적]

    ● 앵커: 권희로 씨가 걸어온 삶의 자취는 식민시대를 거친 재일교포의 한과 맞닿아 있습니다.

    차별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된 살인, 그리고 31년에 걸친 수감생활, 권희로 씨의 삶의 궤적을 김연석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민족차별을 사과하는 일본경찰 서장의 사과방송이 NHK 텔레비전을 타고 흘러나온 뒤에야 권희로 씨는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난 68년 6월 24일이었습니다.

    ● 인터뷰: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그런 여러 가지 압박을 받아온 사람이 아니면 모릅니다.

    ● 기자: 나흘전인 6월 20일 권 씨는 빌리지도 않은 돈을 갚으라고 협박하는 야쿠자 2명을 사살했습니다.

    경찰에 쫓기던 권 씨는 후지야마 여관에서 13명을 인질로 잡고 88시간 동안 재일동포가 겪는 민족차별을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31년 세월을 일본의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 권희로 씨의 40년 인생은 재일동포가 겪어야 했던 수난이 응어리져 있습니다.

    일제 식민지 시절이던 지난 28년 권씨는 일본 시즈오카 현 시미즈 시에서 태어나 3살 때 친아버지를 잃고 7살 때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성이 김 씨로 바뀌었습니다.

    의붓아버지와의 불편한 관계, 일본인 학교친구와 선생님들의 멸시는 소년 권희로를 비뚤어지게 만들었습니다.

    11살 때 학교에서 퇴학당한 권씨는 13살 때 가출, 그리고 소년원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30대까지 14년 동안을 감옥에서 보냅니다.

    일본 사회와 경찰의 냉대에 치를 떨던 권씨는 40살이 되던 68년 자신에게 욕설을 퍼붓는 야쿠자 두 명에게 장총을 겨누게 된 것입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권 씨는 지난해 11월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던 어머니 박득수 씨가 사망하면서 고국 행을 결심했습니다.

    아직 일본어밖에 몰랐던 권 씨는 교도소 안에서 자식의 뿌리인 모국어를 익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늙고 병든 권희로 씨는 재일동포의 응어리진 한을 가슴에 묻고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MBC뉴스 김연석입니다.

    (김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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