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정부, 84년 온산병 공해병 입증 자료 은폐]
● 앵커: 지난 84년 온산공단 주민들이 앓기 시작했던 일명 온산병을 놓고 정부는 공해로 생긴 건 아니다, 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 병에 걸린 온산 주민들은 15년이 넘은 지금 죽음과 싸우고 있고, 당시 정부는 공해병임을 입증하는 각종 자료를 은폐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울산의 박치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지난 84년 온산공단 주민들은 온몸이 쑤시고 피부에 반점이 생기는 이른바 온산병에 걸려 고생을 했습니다.
당시 환경청은 역학 조사 결과 이 병은 공해병이 아니라고 발표했습니다.
● 94년도 환경청 역학 조사 반장: (그 당시) 역학 조사 결과 공해병이란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 기자: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온산공단 주민인 68살 정준태 씨와 그의 부인은 뼈가 썩어가는 골수 멸성 괴사로 엄청난 통증과 싸우고 있습니다.
● 정준태(68살, 온산 주민): 아파가지고 가다가도 이렇게 뒷짐지고 서 가지고 아이고 허리야
● 기자: 해녀 출신 66살 이봉연 씨는 신경이 마비되는 파킨슨병에 걸려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 이봉연(66살, 온산주민): 언제 나을지 모른대요.
그냥 다니다가 죽었으면 싶어요.
● 기자: 이처럼 온산병에 걸려 치료를 받고 있는 주민들은 20명이 넘습니다.
● 유명철(경희의료원 박사): 100호 정도 사는 마을에서 저 정도로 많이 생기고 있다는 것은 하여튼 주변의 선행 요인이 될 만한 게 있지
● 기자: 취재팀은 공해병을 연구하는 일본 구마모토 대학에서 온산병의 미공개 보고서를 발견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조사 자료를 인용한 이 보고서에는, 당시 온산 주민의 혈중 카드뮴이 최고 0.015ppm으로 미나미타병 분류 기준에 포함됐습니다.
또 온산 앞바다의 고등어에서도 카드뮴이 기준치를 7배나 초과했습니다.
● 하라다(구마모토 대학 교수): 미나미타병은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병이지만, 온산병은 그보다 훨씬 다양한 복합 공해병이다.
● 기자: 한 대학병원에서 혈중 카드늄 농도를 측정한 결과 온산병 환자들은 병원직원보다 무려 9배나 높게 나왔습니다.
당시 카드늄 함유량이 높았던 온산공단 주민들이 온산병이 걸렸고, 오늘까지 각종 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그동안 숨겨져 왔던 온산병의 실체가 드러난 만큼 철저한 진상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박치현입니다.
(박치현 기자)
뉴스데스크
[집중취재]정부, 84년 온산병 공해병 입증자료 은폐[박치현]
[집중취재]정부, 84년 온산병 공해병 입증자료 은폐[박치현]
입력 1999-10-08 |
수정 199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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