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출동][현대, SK, LG 타사 기름 사다 판매]
● 앵커: 여러분 SK 주유소에서 현대 오일뱅크 기름을 넣어서 팔고 있다면, LG정유 주유소에서 SK 기름을 사다가 판다면 여러분 믿으시겠습니까?
사실입니다.
주유소들이 여러 정유사, 심지어 중국산 기름까지 덤핑으로 사다가 섞어서 팔고 있는 현장을 카메라 출동팀이 확인했습니다.
시민들을 철저하게 속여 왔습니다.
오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부산 현대정유 저유소, 탱크로리가 어두컴컴한 저유소 안으로 들어갑니다.
오일뱅크라고 써 있어야 할 탱크로리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이른바 무도색 차량입니다.
무도색 차량에 기름을 채웁니다.
다시 나온 탱크로리를 쫓아갔습니다.
탱크로리가 도착한 곳은 오일뱅크가 아닌 SK 주유소.
● 탱크로리 기사: SK 차들이 LG 들어가 기름 떠내 와서, SK 주유소에 기름 붓는데 그건 옳은 겁니까?
● 기자: 이 주유소를 찾는 소비자들은 찌꺼기가 없다는 엔크린 대신 오일뱅크 기름을 속아서 넣는 셈입니다.
공정거래법과 상표법 위반입니다.
부산 LG정유 저유소도 마찬가지, 무도색 차량들이 쉴 새 없이 다른 주유소에 기름을 실어 나릅니다.
온산 쌍용 저유소도 비슷합니다.
심지어는 다른 회사 차량까지 수시로 드나듭니다.
“LG정유차가 쌍용 기름을 받아가요?”
● 쌍용 저유소 직원: 예, 우리 차도 LG 가고 서로 그렇게 해요.
SK 차도 여기 들어옵니다.
● 기자: 부산 SK 저유소에서 나온 무도색 차량 뒤를 밟았습니다.
목적지는 오일뱅크 주유소입니다.
● 저유소 사장: 정유사 기름 그대로 받으면 남지도 않아요, 다만 1,000원이라도 싸게 줘야지.
● 기자: 이런 현상은 전국적입니다.
수도권에 기름을 공급하는 저유소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무도색 차량들이 실어 나르는 석유는 대부분 덤핑으로 암거래되고 있습니다.
한 주유소의 회계장부를 입수했습니다.
지난 6월 26일에는 한 드럼에 1만 5,000원, 9월 12일에는 1만 9,000원까지 덤핑된 가격으로 기름을 받았습니다.
한 드럼이 200리터니까 1리터에 100원 가까이 싸게 암거래된 것입니다.
● 저유소 사장: 정유사의 마진이 얼마나 되기에 할인을 해줄 수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 기자: 더 큰 문제는 이런 암거래를 정유사들이 조장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석유는 정유사에서 대리점을 거쳐 주유소에서 팔립니다.
정유사들은 대리점에 덤핑 석유를 공급하면서도 계열 주유소에는 절대 팔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 대리점 사장: 현대정유의 말을 안 듣고 디젤 40드럼을 공급했더니 야단이 나서 4∼5일 동안 기름을 공급받지 못했다고…
● 기자: 정유사들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덤핑을 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덤핑은 왜 생기는 겁니까?‘
● 쌍용정유 관계자: 수요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닌가.
● 현대정유 관계자: 자기네 수요를 내줘야 되니까, 그걸 막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른 주유소에 차고 들어간다.
자기네 기름을 싸게 해서…
● 기자: 업계의 1위인 SK정유는 무슨 문제인지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정유사들조차 인정하고 있는 공공연한 불법을 정부는 방관하고 있고 혼탁해진 시장 틈새로 수입 기름까지 끼어들고 있습니다.
온산공단에 있는 중국산 타이거 석유 저유소, 무도색 탱크로리는 물론 SK 차량까지 계속 드나듭니다.
이름도 생소한 타이거석유는 감쪽같이 국산으로 둔갑합니다.
“간판 없는 데도 들어가죠?‘
● 탱크로리 운전사: SK나 LG 같은데요?
그렇죠.
● 기자: 세금을 다 내고도 국산보다 싸기 때문입니다.
● 정만수(부산 금곡주유소 사장, 주유소 31년 경영): 불법 딜러들이 가지고 있는 무도색, 무적 차량은 정부가 주도해서 즉각 자취를 감추게 없애야 됩니다.
● 기자: 아무 주유소에나 마구 기름을 팔면서도 정유사들은 오늘도 현란하게 광고를 해댑니다.
소비자들은 매일매일 우롱 당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오상우 기자)
뉴스데스크
[카메라출동]현대, SK, LG 타사 기름 사다 판매[오상호]
[카메라출동]현대, SK, LG 타사 기름 사다 판매[오상호]
입력 1999-10-17 |
수정 199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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