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호프집 화재사건]"내친구 살려내요"[강명일]

["내친구 살려내요"]

● 앵커: 이번 사고에서 특히 인천여자 상업고등학교는 한 반에서 5명의 학생이 숨질 정도로 피해가 컸습니다.

오늘 추모식에서 학생들은 어른들이 친구를 앗아갔다고 원망했습니다.

강명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오늘 아침 인천여상의 등교길에는 여느 때 같은 재잘거림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억지로 슬픔을 참아내는 무거운 침묵만이 교정을 덮었습니다.

졸지에 5명의 목숨을 잃은 3학년 2반, 친구들이 가져온 하얀 국화송이가 5개의 빈 책상에 올려 졌습니다.

국화꽃을 바라보던 친구들이 하나둘 일어나 먼저 간 친구들의 유품을 정리했습니다.

● 임승주(인천여상 3학년): 옆에 앉아 있던 친구가 짝이 죽었고, 짝끼리 죽은 친구도 있고…

● 기자: 아침 조회시간은 추모식으로 대신했습니다.

교실 스피커에서 학생 대표의 애끓는 추모사가 흘러나오자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한 급우들의 흐느낌으로 결국 울음바다가 되고 말았습니다.

● 학생 대표: 우리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자책감에 세상이 무너져 내리고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 기자: 오후가 되자 3학년 2반 학생들은 교실 문을 잠그고 취재진을 피했습니다.

친구들을 죽게 한 어른들과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 김현애(인천여상 3학년2반): 문 잠그고 갔잖아요.

그래서 애들이 못 나온 것인데 책임을 져야지 왜 자기 혼자 회피하고 애들 다 죽였잖아요?

● 기자: 수업을 마치고 분향소로 향하는 학생들의 발길에는 친구를 잃은 슬픔과 어른들에 대한 원망이 짙게 드리워 있었습니다.

MBC뉴스 강명일입니다.

(강명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