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컴퓨터사인펜' 비상!]
● 앵커: 컴퓨터가 사인펜 자국을 인식하지 못해서 이걸로 시험을 보면 성적은 0점이 나오게 하는 불량수성 사인펜이 전국에 나돌고 있습니다.
수능시험도 불과 10여일 밖에 남지 않았고 각종 국가시험도 허다한데 벌써 피해를 본 학생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김대경 기자가 집중취재 했습니다.
● 기자: 지난달 초 중간고사를 본 수원의 한 중학교에서 40여 명의 성격이 0점으로 처리돼 성적을 정정하는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인근에 있는 다른 학교에서도 무려 50여 명의 학생들이 0점 처리됐습니다.
사고가 난 원인은 컴퓨터가 인식하지 못하는 불량 수성사인펜이 사용됐기 때문입니다.
● 피해 중학생: 답안지 보면 빵점으로 나온다고요.
선생님이요 그거 쓴 사람 불러 가지고 다시 이렇게 체크했어요.
● 기자: 이 사인펜에는 컴퓨터용이라고 쓰여 있지만 실제로는 일반 잉크가 들어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초 이 사인펜은 유명 문구업체가 만들었습니다.
이 회사는 2년 전 컴퓨터용 수성사인펜 15만 개를 만드는 과정에서 컴퓨터용 잉크가 아닌 일반 잉크를 잘못 주입했습니다.
회사 측은 문제의 사인펜을 폐기하려다 중간 상인들에게 외국에 수출하는 조건으로 이를 헐값에 넘겼습니다.
● 강성규((주)모나미안성공장 이사): 그 제품 자체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도 아니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있는 제품이 아닙니다.
● 기자: 그러나 시중에 나온 이 사인펜은 여러 유통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아토펜시라는 이름의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둔갑했습니다.
경찰은 오늘 문제의 사인펜을 유통시킨 53살 정 모 씨를 붙잡아 조사한 결과 정씨가 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학교부근 문구점에 모두 2만 4,000개를 판매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 정 모 씨(중간상인): 아, 그러면 이거 돈 좀 벌겠다 생각해가지고 컴퓨터 펜이라고 다 인정을 하니까, 문구하는 사람이 전부다 컴퓨터 펜이라고 다 인정을 하니까…
● 기자: 열흘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능시험 등 각종 국가시험에서 만약 불량 사인펜을 사용하다 0점 처리되면 현재로서는 구제 방법이 없습니다.
● 교육부 관계자: 구제방법 없다.
자기 책임의 원리에 따라야…
● 기자: 경찰은 아직 수거하지 못한 12만여 개의 불량 사인펜도 국내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대경입니다.
(김대경 기자)
뉴스데스크
[집중취재] 컴퓨터가 인식 못해 0점되는 사인펜 전국 성행[김대경]
[집중취재] 컴퓨터가 인식 못해 0점되는 사인펜 전국 성행[김대경]
입력 1999-11-05 |
수정 199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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