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표지병 수입품만 설치, 엉망. 예산낭비 지적]
● 앵커: 운전하시다가 중앙선이나 차선 경계선을 따라 박혀 있는 조그마한 장치들을 보신 적이 있는지요.
이걸 표지병이라고 부른다는데 모두 특정 수입업체로부터 나온 거고 또 뒤죽박죽으로 설치돼 있어서 이거 뭔가 특혜가 있는 것 아니냐, 또 예산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효동 기자입니다.
● 기자: 표지병은 밤이나 비가 올 때 전조등 빛의 반사작용을 통해 도로 선을 알아볼 수 있도록 설치하는 시설물입니다.
서울 시내도로 중앙선과 차선 경계선에 거의 빠짐없이 박혀있습니다.
모두 한 업체가 오스트리아에서 수입해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국산보다 설치 가격이 개당5000원 정도 비쌉니다.
그렇다고 성능이 국산에 비해 뛰어나다고 보기도 힘듭니다.
공인시험기관의 검사결과 플라스틱으로 된 국산과 유리로 된 수입산 모두 적합판정을 받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반사성능 부문에서는 오히려 국산이 수입산보다 3배 정도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설치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경찰청은 조달청으로 책임을 떠넘깁니다.
● 기자: 국산업체는 조달 입찰에 아예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수입업체는 자신들의 제품이 내구성면에서 더 뛰어나 공정하게 선택됐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한 달 동안 부식시험을 한 결과 국산의 반사성능은 거의 초기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의혹이 이는 부분은 또 있습니다.
중앙선으로 구분되지 않는 일방통행도로는 한쪽 면만 반사되도 충분한 데도 모든 도로에 양면반사 표지병이 설치돼 있습니다.
양면반사 표지병은 한면 반사에 비해 개당 2000원이 더 비쌉니다.
● 박용훈(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양면형이 대부분 시공돼서 많은 예산이 지금 낭비된 것으로 보는데 이렇게 설치된 데는 별도의 다른 이유가 있었지 않았겠느냐,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해서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기자: 경찰청도 문제점을 인정합니다.
● 기자: 게다가 기준에 맞지 않게 설치돼 있습니다.
이곳은 교통흐름이 같은 방향으로 흐르는 지점의 경계 선상입니다.
이런 곳에는 하얀색 표지병이 설치돼야 하지만 서울시내 도로 모두 한결 같이 노란색 표지병이 설치돼 있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하얀색은 동일 방향, 노란색은 반대방향 교통흐름에 사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표지병은 의혹에 제멋대로 설치까지 겹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효동입니다.
(이효동 기자)
뉴스데스크
중앙선 표지병 수입품만 설치, 엉망. 예산낭비 지적[이효동]
중앙선 표지병 수입품만 설치, 엉망. 예산낭비 지적[이효동]
입력 2000-02-03 |
수정 200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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