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위기 잊었다 ]
● 앵커: 기업과 소비자도 경제위기에 교훈을 잊은 것 같습니다.
재벌이 하는 걸 봐도 그렇고 소비행태도 그렇게 건전해 보이지를 않습니다.
유재용 기자입니다.
● 기자: 지난 3월 현대그룹의 후계 분쟁은 우리나라 재벌 개혁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왕이 왕자에게 나라를 물려주듯이 창업주가 그룹승계권을 지명하는 모습은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 나성린 한양대 교수(경제정의연구소장): 기업 지배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이 자기들의 이익, 특히 재벌 가족들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죠.
● 기자: 외환위기 이후 10대 재벌의 총수 등이 소유한 지분은 20%대에서 30%대로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계열사간의 부당 내부거래는 수법이 더욱 교묘해졌고, 작년에 주가상승과 올들어 사상 최고의 흑자로 자금사정이 좋아진 재벌들은 정부의 개혁 요구에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도 외환위기의 교훈을 잊었습니다.
경차는 자동차 회사의 천덕꾸러기 상품이 됐고, 외제차와 맞먹는 대형 승용차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 김경진(자동차 영업사원): 에쿠스 모델이 아주 수요대기가 많아가지고 공급물량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 기자: 올 한 해 멀쩡한 휴대폰 800만 대를 신형으로 바꾸는 바람에 여기서만 2조 2,000억 원의 국부가 해외로 유출될 전망입니다.
일부 부유층의 낭비는 더욱 심해 외제는 물론 국산 식품까지 사치품이 범람하면서 과소비 경향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IMF 경제위기를 불러왔던 요인들은 3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우리 경제 곳곳에 복병으로 남아있습니다.
MBC 뉴스 유재용입니다.
(유재용 기자)
뉴스데스크
기업 개혁 반발,국민 과소비 등 IMF이전 회귀 조짐[유재용]
기업 개혁 반발,국민 과소비 등 IMF이전 회귀 조짐[유재용]
입력 2000-05-16 |
수정 200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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