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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실향민들 벅찬 가슴으로 상봉신청서 작성[김효엽]

실향민들 벅찬 가슴으로 상봉신청서 작성[김효엽]
입력 2000-06-15 | 수정 200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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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고향 가려나]

    ● 앵커: 오늘 이북 5도청에는 실향민들이 몰려와서 벅차오르는 가슴을 안고 다시 상봉신청서를 썼습니다.

    이번만은 실망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달 남은 광복절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효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남북공동선언 발표: 8·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

    ● 기자: 지난 밤 전격적으로 이뤄진 남북 공동선언은 집에서 TV를 지켜보던 실향민들의 가슴을 다시 한 번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 김군복(74살) [평남 개천]: 많이 울었습니다.

    만나야죠.

    하루빨리 만나야 돼요.

    ● 오희선(79살): 아까 말했잖아요.

    8·15 광복된 것만큼이나 기쁘다고…

    ● 기자: 이북 5도청에는 오늘 아침 일찍부터 이산가족 상봉 신청서를 쓰려는 실향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회답 없는 신청서를 써본 것은 이미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래도, 잘 안 보이는 눈을 돋보기에 의지해가며 또 한 번 이름과 고향을 힘을 줘서 꼭꼭 눌러 써봅니다.

    ● 인터뷰: 죽기 전에 한 번 가보는 게 원이죠.

    죽기전에…

    그래서 나오신 거예요? 여기…

    그래서 신청해서 한 번 가보려고요.

    ● 기자: 앞으로 남아있는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은 나이.

    이제 다른 기억들은 가물거리기 시작하지만 고향 생각 만큼은 머릿속에 꼭 박혀 떠나지 않습니다.

    ● 박여경(87살) [평남 안주]: 제가 17살 때에 피난을 왔어요.

    그때 같이 학교 다니고 싸우고 그러던 생각이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 기자: 앞으로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냉정한 지적도 잊지 않았습니다.

    ● 백만종(72살): 잔뜩 부풀었다가 푹 꺼지면 실망만 해요.

    ● 기자: 탈북자들의 기대도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 장인숙(97년 귀순): 그저 소식이라도 알고 그들이 건강하게 있다는 것만 알면 바람이 없겠습니다.

    ● 기자: 실향민들은,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지독한 가슴앓이를 50년째 하고 있습니다.

    이제, 앞으로 꼭 두 달 남은 광복절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효엽입니다.

    (hyupkim@mbc.co.kr)

    (김효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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