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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 유머감각 돋보여[김연석]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 유머감각 돋보여[김연석]
입력 2000-06-15 | 수정 200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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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돋보인 유머 감각]

    ● 앵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거침없는 유머 감각을 보여주었습니다.

    회담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말 한마디로 긴장을 풀었고 남한 사람들은 북한을 볼 때 끼고 있던 색안경을 벗을 수 있습니다.

    김연석 기자가 김 위원장의 유머를 정리했습니다.

    ● 기자: 어제 밤 거의 4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이 끝난 뒤의 만찬장.

    김정일 국방 위원장은 각기 다른 테이블에 떨어져 앉은 김대중 대통령 내외를 이산가족에 비유하는 유머로 참석자들의 피로를 씻어냅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 여기서 자꾸 이산가족 만들려고 하는 겁니까? 연회장에서까지 이산가족 만들 필요 뭐 있습니까?

    ● 김대중 대통령: 그거 명단인데요.

    나는 이산가족 돼서 가슴이 상당히 아팠는데요.

    ● 김대중 대통령: 그거 명단인데요.

    나는 이산가족 돼서 가슴이 상당히 아팠는데요.

    ● 기자: 자리를 바꿔 앉은 이희호 여사와 나눈 "개성 깍쟁이, 서울 깍쟁이" 이야기는 만찬장 분위기를 더욱 무르익게 했습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 개성 음식 내가 토박이들한테 한번 해보라고 그랬는데 파를 이만하게 썰어, 이거 한술도 안 되는 것 배고파서 어떻게 먹어 개성은 깍쟁이고 서울은 무슨 별명 있습니까?

    서울도 깍쟁이라고 합니다.

    서울도 깍쟁이에요?

    ● 기자: 어제 김 대통령이 저녁을 냈으니, 오늘 점심은 자신이 마련하겠다며 서로 주고 받자는 상호주의 원칙을 들먹입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 오찬은 내가 여기서 할 것인지 어디서 할 것인지 정해서 초대하겠습니다.

    원래 남에서 상호주의 자꾸 주장하는데, 우리 상호주의 합시다.

    ● 기자: 김정일 위원장의 유머 가운데 압권은 2차 정상회담 직전에 나온 은둔생활로부터의 해방이었습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구라파 사람들은 뭐라하면 나보고 왜 은둔생활 하느냐, 은둔 생활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나는 그동안 중국에도 갔댔고, 인도네시아에도 갔댔고, 비공개로도 많이 갔댔고 한데 나보고 은둔생활을한데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다고 그래요.

    ● 기자: 남북 합의문서에 사인한 뒤 술잔을 단숨에 비웠던 김 위원장은 자신의 주량에 대한 남한 언론보도와 관련해 쑥스러운 듯 오늘도 유머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 네, 대통령께서도 유명하신데, 대통령 술 마시는 역시 김 위원장이 술 실력이 나타났다고… 다 좋은 일입니다.

    ● 기자: 오늘 환송 오찬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술을 조금씩 나눠 마셨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여준 유머 감각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그에 대한 선입견이 깨진 것만큼이나 큰 놀라움이었습니다.

    MBC뉴스 김연석입니다.

    (yeonsug@mbc.co.kr)

    (김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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