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극적상봉]
● 앵커: 이번에 북측이 보낸 이산가족 명단에는 북한 최고의 과학자로 추앙받던 이승기 박사의 부인이 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이승기 박사가 지난 91년 평양을 찾아간 여동생을 만난 사실이 이번에 알려지게 됐고, 그때 북한 중앙 텔레비전이 촬영한 화면을 저희 MBC가 구했습니다.
강명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91년 이승기 박사의 여동생 이계남 씨가 동경과 북경을 경유해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는 30여 명의 가족이 환영인사를 나왔습니다.
이계남 씨는 평양 최고급 아파트에 있는 이승기 박사를 40년만에 만났습니다.
● 이계남(이승기 박사 여동생): 우리는 오빠 손을 못 만져봤어.
아까워서…오빠 너무 아까워서 손도 못 만져봤어.
오빠를 40년만에…
● 기자: 이승기 박사는 세계 최초로 합성섬유인 비날론을 발명한 공로로 서울공대 초대학장을 역임했으며, 6·25때 온 가족을 데리고 월북했습니다.
이 박사는 월북 후에도 함흥과 순천에 대규모 비날론 공장을 세우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도 참여해 김일성 표창을 두차례나 받았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역임했습니다.
이 박사 일가는 박사와 석사, 연구사들이 무려 30여 명에 이를정도로 북한 최고의 명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승기 박사 아들: 위대한 수령님이 환갑을 맞아 직접 보낸 선물이다.
● 기자: 이계남 씨는 미국 영주권을 얻은 다음 캐나다 총영사관을 통해 정식 입북허가를 얻어 북한에 들어갔습니다.
2주일에 걸친 이계남 씨의 방북과정을 북한 중앙TV가 직접 촬영해 이씨에게 선물해줬고, 이 비디오 테이프를 오늘 MBC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이 박사는 지난 96년 노환으로 숨졌지만 이 박사의 부인 황씨는 이번 8월 방문단에 포함돼 있습니다.
당대 최고의 과학자 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 열기는 한층 활기를 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명일입니다.
(강명일 기자)
뉴스데스크
북한 최고 과학자 이승기 박사와 여동생 상봉 TV화면[강명일]
북한 최고 과학자 이승기 박사와 여동생 상봉 TV화면[강명일]
입력 2000-07-17 |
수정 200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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