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고통 사라졌다]
● 앵커: 북한의 최고 시인, 걸출한 국어학자, 이산가족 방문단에 포함된 북한의 유명인사들도 남한의 가족을 만나는 순간 끓어오르는 설움을 참지 못하고 오열을 터뜨렸습니다.
문호철 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을 찾아온 남동생 이돈씨의 얼굴을 보는 순간 치밀어 오르는 북받침은 오열로 변했습니다.
● 이호선 (74): 이산가족 찾지도 않았어, 총을 맞아 가지고 죽은 줄 알고 알았단 말이야, 총을 맞았는데 어떻게 살았겠어?
● 기자: 이돈 씨가 자신을 찾지 않았다면 아무 것도 모른 채 생이별은 계속됐을 것입니다.
북한의 최고 시인 오영재 씨는 형제들과의 벅찬 만남이 진정되자 사진 속의 과거로 돌아갑니다.
● 오영재 시인 (64살, 50년 월북): 거기 벌레가 먹는다고 종이로 봉투를 만들어서 그걸 몇 십개 되는 배를 내가 이렇게 싸서…
● 기자: 50년의 회한은 끝내 말을 잇지 못하게 합니다.
북한의 걸출한 국어학자 류열 씨는 예순을 앞둔 딸에게 그 동안의 세월을 하나하나 풀어놓습니다.
● 류열 (82살, 51년 월북): 내가 건강관리만 잘 하면 90살은 문제가 없고, …
● 기자: 헤어졌던 부모에 대한 딸의 원망도 어느 새 스러져 버립니다.
올해 84살의 최고령자인 황의분 할머니.
● 황의분 (84, 51년 남편따라 월북): 나는 몰라, 그런 건, 단 그저 단 마디로 보고 싶었다,반갑다.
그게 다야…
● 기자: 비날론을 개발한 북한의 화학자 고 이승기 박사의 아내인 황 할머니는 올케가 꺼내놓은 오빠의 사진을 보자 끝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50년의 세월이 막아버린 천륜은 이제 오늘을 맞아 다시 뜨겁게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MBC 뉴스 문호철입니다.
(문호철 기자)
뉴스데스크
북한 유명인사들 남한 가족 상봉하자 오열[문호철]
북한 유명인사들 남한 가족 상봉하자 오열[문호철]
입력 2000-08-15 |
수정 200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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