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걸린 50분 길]
● 앵커: 남쪽의 이산가족들도 북한의 고려항공을 타고 평양에 갔습니다.
고려항공 승무원들은 남쪽의 동포들을 정성스럽고 따뜻하게 맞아 주었습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김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오늘 오후 1시 남측 방문단을 태운 고려항공 특별기가 꿈에도 잊지 못한 북녘 고향을 향해 이륙합니다.
● 고려항공 안내방송: 평양까지의 거리는 531km이며, 비행시간은 1시간 예정합니다.
● 기자: 6명의 고려항공 스튜어디스, 승조원들이 따뜻한 미소로 이산가족들을 맞았습니다.
오늘자 노동신문이 나왔습니다.
남한 사람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신덕샘물과 룡성 맥주가 나왔고 특별히 스프라이트 사이다도 제공되었습니다.
그리고 땅콩과 삼방이라는 건어물도 잇따라 정성스레 대접했습니다.
하지만 딸과의 상봉을 앞둔 80살이 다 된 노모는 이런 대접에도 걱정만 앞섭니다.
● 김장녀 (78): (딸이) 어떻게 생겼나 모습도 다 잊어버렸어요.
● 기자: 드디어 평양 상공, 애타는 심정으로 창밖을 내다봅니다.
이 50분 여행을 위해 50년을 기다려 온 인생이었습니다.
● 고려항공 안내방송: 방금 평양 비행장에 내렸습니다.
지금 시각은 1시 54분입니다.
꿈결에도 그립던 혈육들과의 뜨거운 상봉을 바랍니다.
● 기자: 터질듯한 마음에 여기저기서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몸이 불편한 김금자 씨가 부축을 받아 먼저 내렸고, 뒤이어 기대와 흥분으로 상기된 표정들이 평양땅을 밟았습니다.
반세기만의 손님을 환영하듯 평양의 하늘은 비가 막 그쳐 더 없이 맑았습니다.
MBC 뉴스 김소영입니다.
(김소영 기자)
뉴스데스크
남쪽 이산가족들도 북한 고려항공으로 평양행[김소영]
남쪽 이산가족들도 북한 고려항공으로 평양행[김소영]
입력 2000-08-15 |
수정 200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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