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핵 잠수함]
● 앵커: 차가운 북해의 바닷속에 가라앉은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의 승무원 118명은 끝내 구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토요일 훈련 도중에 침몰한 잠수함을 구조하기 위한 노력은 1주일이 지난 지금은 너무 늦었습니다.
모스크바 윤능호 특파원입니다.
● 기자: 118명의 승조원을 구출하려는 러시아 해군 구조대의 필사적인 노력이 끝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어제 러시아 구조정이 네 차례나 크루스크호 해치 접속에 성공했지만 잠수함의 해치가 열리지 않아 결국 승조원 구조에 실패했습니다.
● 디갈로 (러 해군 대변인) :잠수함이 바닥에 부딪칠 때 해치가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
● 기자: 내일 새벽 현장에 도착할 영국과 노르웨이의 합동구조반이 마지막 희망입니다.
특히 영국의 소형 잠수정 LR-5호는 바닷속 헬리콥터로 불릴 정도로 물 속에서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최첨단 구조 잠수정입니다.
그렇지만 LR-5호가 파손된 해치를 연다 하더라도 침몰 1주일이 지난 지금 118명의 승조원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살아남아 있을지 큰 기대는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이니프 쉰 (러 해군 대령) :산소가 거의 없을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잠수함의 모든 기관이 정지된 상태라 내부 기온이 매우 낮을 것이란 점이다.
● 기자: 국민들은 푸틴 정부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서방측의 도움을 뒤늦게 받아들인 점, 더욱이 사고 후 푸틴 대통령이 여전히 흑해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낸 데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침몰 1주일, 승조원들의 SOS 구조신호는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 제일이라던 러시아 해군의 자존심은 118명 젊은 수병들의 목숨과 함께 서서히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으로 수장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MBC 뉴스 윤능호입니다.
(윤능호 기자)
뉴스데스크
침몰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승무원 118명 구조 난망[윤능호]
침몰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승무원 118명 구조 난망[윤능호]
입력 2000-08-19 |
수정 200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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