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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출동] 전북 익산시 빈껍데기 보석박물관 건립[이효동]

[카메라출동] 전북 익산시 빈껍데기 보석박물관 건립[이효동]
입력 2000-11-26 | 수정 200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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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석에 홀린 市長 ]

    ● 앵커: 오늘 카메라출동은 전라북도 익산시를 고발합니다.

    거액을 들여서 보석박물관을 짓고 있는데 전시할 보석은 별로 없는 속빈 강정과 같은 사연입니다.

    카메라 출동 이효동 기자입니다.

    ● 기자: 전북 익산시에 건설 중인 보석박물관.

    230억 원의 예산에, 현재 공정률 7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익산이 보석단지로 유명하기는 하지만 보석박물관까지 짓게 된 것은 5년 전 한 수집가의 기증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광물수집가로 알려진 김동섭 박사는 익산시에 600억 상당의 보석 10만여 점을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익산시는 기증대가로 김 박사에게 박물관 완공비 20평 규모의 판매 센터 운영권을 주기로 각서에 남겼습니다.

    ● 조한용 익산시장: (김동섭) 그 양반이 기증하기로 각서 받아서 공약에 넣은 것이지 처음부터 보석박물관 짓는다고 하지 않았다.

    계기가 우리 생각과 우리 생각과 맞아서 시작한 것이다.

    ● 기자: 5년이 지난 올해 9월, 익산시는 김 박사의 보석을 기증받고 큰 낭패를 당했습니다.

    시청 창고에 쌓여 있는 김 박사의 기증보석.

    다이아몬드 같은 값비싼 것도 있지만 대부분 저렴한 것들입니다.

    ● 보석 감정사: 값이 얼마나 나가는 건가?

    3,000∼4,000원 하는 건가?

    그 정도.

    이렇게 조그마한 것은…

    ● 기자: 수량은 10만 개가 넘지만 600억 원에는 터무니없이 못 미친다는 걸 완공을 코앞에 두고서야 알았습니다.

    ● 인터뷰: 11만 점을 가져왔더라도 그것이 보석 박물관에 전시하는데 적절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 기자: 막연한 기증약속만 믿고 기증물에 대한 목록조차 받아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 박사는 그러나 자신이 사인을 하고도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합니다.

    ● 김동섭 박사 (보석 기증자): 600억이라는 말을 했으면 절대 책임진다.

    600억이라는 말이 나올 수가 없다.

    시장님이 거짓말 한 건가?

    그렇다.

    ● 기자: 익산시는 기증품만으로는 박물관을 채울 수 없다고 판단하고 부랴부랴 보석구입비로 20억 원을 새로 책정했습니다.

    이처럼 보석확보에 차질이 빚어지자 익산시장은 자신이 직접 외국을 돌아다니며 보석 구입에 나섰습니다.

    시장은 34일 동안 해외출장을 가서 2,200만 원어치의 보석을 사고 출장비로 3,000만 원을 썼습니다.

    게다가 부실한 박물관으로는 손님을 끌기 어려워 보이자 218억 원을 추가로 들여 보석 테마공원까지 짓기로 했습니다.

    ● 이상민 실장 (익산 시민센터): 보석이 있으면 박물관을 지어서 전시하면 되지 않겠냐고 하는 상식이하의 그런 판단과 결정으로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까…

    ● 기자: 사업계획 당시 개관 후 연간 6억 3,000만 원의 순수익을 예상했지만 그것도 지금은 3,400만 원으로 줄여 잡고 있습니다.

    박물관과 테마공원 사업에 들어가는 400억 원 대의 예산 상당부분은 시비로 충당해야 합니다.

    익산 시민들은 유명무실한 박물관을 위해 벌써 한 명당 10만 원 정도의 혈세를 쏟아 부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이효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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