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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일본 고려청자 사기극 전통문화 소홀히 한 탓[이선재]

[집중취재]일본 고려청자 사기극 전통문화 소홀히 한 탓[이선재]
입력 2000-11-28 | 수정 200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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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껏 재현했더니… ]

    ● 앵커: 이천 고려청자를 자신이 복원한 도자기라고 속인 일본인 도예가의 사기행각에 대해서 우리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이 도자기에는 일본 인 도예가의 주문대로 그 일본인의 호가 새겨졌습니다.

    이선재 기자입니다.

    ● 기자: 고려청자 환상의 기술을 풀었다, 그 주인공 행세를 해오던 일본인 무역가 다니씨가 지난 일요일 이천 도자기조합을 찾아 사죄하는 장면입니다.

    10년 이상 한국인의 피와 땀을 가로채온 거짓의 가면을 벗는 순간입니다.

    ● 다니: 오늘 이천에 사죄하러 왔습니다.

    ● 기자: 다니 씨는 자신의 호를 써넣은 청자를 이천의 한 도자기업체에 특별 주문해 만든 뒤에 유럽의 큰 도시를 돌며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다니 씨가 재현했다고 속인 청자는 모나코 왕궁에도 있고, 밀라노 박물관에도 있습니다.

    기증했다고 주장하지만 고가에 팔았을 개연성이 큽니다.

    그러나 이 작품들은 우리 것임을 안 이천의 도예인들은 반년 넘는 추적 끝에 다니 씨가 국제적인 사기꾼임을 밝혀냈습니다.

    ● 방철주 (도예가): 이것은 '해강' 것이고, 이것을 그대로 만들라고 해서…

    ● 기자: 일반적으로 도예가들은 자신의 작품 밑에 호를 써넣어서 누구의 작품임을 밝힙니다.

    그런데 다니 씨가 이천에서 주문, 제작한 도자기에는 다니 씨의 호만 써 있을 뿐 누구의 작품임을 알리는 표시가 어디에도 없습니다.

    ● 최인규 대표 (장휘요): 이렇게 이렇게 해 주면 얼마 주겠다, 그러니까 거기에 결국 협조했으니까 우리가 책임이 많이 있는 편이죠.

    ● 기자: 일제 시대에 맥이 끊어진 고려청자는 해강 유구녕 선생 등의 집념으로 해방 반세기가 지나서야 가까스로 재현됐습니다.

    그렇지만 청자를 우리는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고 그러는 사이에 한 일본인 도자기 상인이 세계에 알린 셈입니다.

    ● 정양모 관장 (전 국립중앙박물관): 조형성에 서양 사람이 깊은 관심 을 가졌다는 얘기에요.

    그러니까 우리는 그렇게 아직 못했잖아요.

    ● 기자: 문화의 세기라는 21세기 첫해에 터진 이번 고려청자 사건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얼마나 소홀하고 있는지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선재입니다.

    (이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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