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부터 다시][노인과 인권]
● 앵커: 뉴스데스크가 우리 사회의 원칙과 기초를 다져보자는 취지로 보내드리는 기획, 오늘은 우리의 노인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차경호 기자는 노인문제를 더 이상 자식들의 효도에만 맡기지 말고 인권차원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기자: 이맘때쯤 서울의 탑골공원은 노인들만의 세상입니다.
찬바람을 막아줄 바람막이 하나 없지만 노인들은 자식들 눈치 보며 집안에 있기보다는 이곳이 더 마음 편하다고들 말합니다.
● 인터뷰 :사람 왔다 갔다 하는 것 보고 그런 거지 뭐.
정 추우면 롯데월드 가든가.
● 기자: 고령화 사회로 급진전되면서 우리라도 이제 65세 이상 노인이 340만 명이나 됩니다.
우리 부모들이 대부분 그랬듯이 유별났던 자식 사랑 때문에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남겨놓은 것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대가족 제도에서는 자식 농사가 바로 노후대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핵가족화가 급속도로 정착되면서 이제 노인문제는 더 이상 자식들의 효성에 만 맡길 수 없게 됐습니다.
지난 주말 실직한 아들이 중풍을 앓고 있던 노모를 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병든 노모를 모실 능력이 없던 아들은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양로원마저 받아주지 않아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후회했습니다.
치매나 중풍 같은 중병은 아니더라도 늙는다는 것은 곧 한두 가지씩의 장애를 가지게 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노인 문제는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인권보호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합니다.
물론 그 해결의 주체도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아니라 정부와 사회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노후에 대한 두려움이 덜해지면 내 자식 은 또 내 아들만은 하는 비뚤어진 이기심의 대물림에서도 벗어나는 효과를 덤으로 얻게 될 것입니다.
노인문제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살아가는 방식이나 수단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삶의 목적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쉽게,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바로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자신들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차경호 기자)
뉴스데스크
[기초부터다시]노인문제 인권 차원 접근 필요[차경호 기자]
[기초부터다시]노인문제 인권 차원 접근 필요[차경호 기자]
입력 2001-01-03 |
수정 200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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