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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40년 넘게 극장간판 그려온 백춘태씨[문소현]

40년 넘게 극장간판 그려온 백춘태씨[문소현]
입력 2001-02-06 | 수정 2001-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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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환쟁이 ]

    ● 앵커: 극장들이 대형복합상영관으로 바뀌면서 손으로 그린 극장 간판들은 이제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하지만 영화간판의 매력은 역시 손맛임을 자부하며 아직 붓을 놓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극장 간판만 40년을 넘게 그려온 백춘태 씨를 문소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 기자: 3m가 넘는 배우의 얼굴을 눈짐작만으로 쓱쓱 그려내는 올해 62살의 백춘태 씨.

    영화를 마음껏 볼 수 있다는데 끌려 극장 간판을 그린지 벌써 43년째입니다.

    영화 '서편제' 같은 최고의 흥행작에서 부터 이름 없는 외화까지, 수백편의 영화들이 백씨의 손을 거쳐 갔습니다.

    극장 간판이 유일한 영화 홍보수단이었던 시절 10여 개 극장 간판을 도맡아 그리던 백씨는 무명배우들에게는 막강한 실력자 였습니다.

    ● 백춘태: 영화에 처음 출연을 한다고 찾아왔어요.

    와서 자기가 요즘 애들 말대로 한 번 떠야 되겠는데 자 기 좀 어떻게 크게 그려달라고…

    ● 기자: 한때 백 씨는 이승만 대통령의 대형 영정도 그렸지만 이제 솜씨를 자랑해 보일 수 있는 곳은 단 성사 한 곳뿐, 그나마 단성사마저 대형 간판을 내리고 네모반듯한 컴퓨터 출력사진을 내거는 복합 상영관으로 재건축에 들어갈 태세입니다.

    하지만 백씨의 생각에 붓끝의 놀림은 디지털의 정교함보다도 여전히 한수 위입니다.

    ● 백춘태: 일반 포스터나 스틸보다도 더 액션을 가미하고, 더 컬러풀하고 화려하게 보는 사람 발을 극장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생명력을 불어넣는데 있다고 생각해요.

    ● 기자: 극장 간판을 영원히 내릴 날이 멀지 않았지만 그래도 옛 추억을 알아주는 이들이 있어 요즘 백 씨의 얼굴에는 할 일을 다 했다는 뿌듯함이 배어납니다.

    MBC뉴스 문소현입니다.

    (문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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