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숨만 푹푹 ]
● 앵커: 남북 장관급 회담이 돌연 연기되자 회담을 유치했던 신라호텔측이 큰 손해를 봤습니다.
그러고도 정부에 대해서 대놓고 항의도 못 하고 그저 냉가슴만 앓고 있습니다.
여홍규 기자입니다.
● 기자: 오늘 오전 서울 신라호텔 대형 연회장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5차 남북 장관급회담 본회의장으로 꾸며졌던 이 곳에서는 시설물들 이 철거되고 있습니다.
북측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전망 좋은 스위트룸은 이틀째 빈 방 신세입니다.
북측 전용식당으로 지정돼 있던 23층의 프랑스 식당입니다.
보통 때 같았으면 한창 붐볐을 점심시간이지만 오늘은 이처럼 텅 비어 있습니다.
신라호텔은 이번 회담을 위해 전체 객실의 절반이 넘는 260개의 객실과 연회장 여섯 군데를 나흘 동안이나 비워 놨습니다.
회담 연기로 호텔측이 입은 손해는 어림잡아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신라호텔 관계자: 오늘이 화이트데이라 다른 호텔 같으면 꽉 차요.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 같은 것도 굉장히 많아요.
● 기자: 사정이 이런 데도 정작 호텔측은 다음 회담을 기약해야 하기 때문에 대놓고 정부에 따지지도 못하는 처지라고 말합니다.
● 신라호텔 관계자: 정부 차원의 일이고 다음번에 저희가 그 행사를 또 할지 아니면 다른 데로 갈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고.
● 기자: 어제 저녁 남북 장관급 회담 만찬이 예정돼 있던 매리어트호텔도 속앓이를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매리어트호텔 관계자: 굉장히 정부 기관의 반응에 대해서 신경을 쓰거든요.
● 기자: 별다른 설명도 없이 갑작스레 연기된 남북회담, 회담을 유치한 호텔들은 막대한 손해를 입고도 위약금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MBC 뉴스 여홍규입니다.
(여홍규 기자)
뉴스데스크
남북 장관급 회담 연기에 신라호텔 큰 손해[여홍규]
남북 장관급 회담 연기에 신라호텔 큰 손해[여홍규]
입력 2001-03-14 |
수정 200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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