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집중취재 ] 투숙객 명단 샜다 ]
● 앵커: 경찰이 관내 숙박업소로부터 매일매일 투숙객 명단을 받아보고 있어서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경찰은 수배자 검거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투숙객 명단을 매일매일 제출받을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최형문 기자의 집중취재입니다.
● 기자: 사업을 하는 박 모 씨는 얼마 전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서울에 출장와서 호텔에 하룻밤 투숙했던 사실을 경찰이 속속들이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 박 모 씨(호텔 투숙객): 경찰 업무에 자기네들 스스로 나와서 조사를 해가지고 수배자를 선별해야지.
그 조사를 이런 호텔에서 대행하는 거나 똑같으니까…
● 기자: 지난 26일 새벽 서울의 한 경찰서 상황실, 팩시밀리로 관할구역에 위치한 호텔에서 보내준 투숙객 명단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외국인 숙박현황은 물론 내국인 투숙객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까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호텔측은 경찰의 협조요청 때문에 투숙객의 명단을 보냈고, 중급 호텔 사이에서는 일반적인 일이라고 말합니다.
● 호텔 관계자: 내국인 투숙자 명부도 제출해 달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사실 거절하기 어려운 입장…
● 기자: 이에 대해 경찰은 단순한 정보 수집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라며 수사에 관련된 사항 이외에는 개인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 경찰: 이게 호텔에서 넣어주는 모양인데, 상황실에 갖다주면 저희가 이걸 조회를 해본다.
수배자가 있다면 파출소에 연락을 다해주죠.
● 기자: 그러나 경찰이 투숙객 명단을 매일같이 받아볼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경찰관이 범죄예방 차원에서 숙박업소에 출입할 때 이를 막을 수 없다는 규정만 있습니다.
● 임영화(민변 변호사): 이렇게 경찰의 무단정보수집은 투숙객들을 당연한 범죄인, 또는 예비범죄인으로 전제로 부당하게 증거를 수집한 것 아니냐…
● 기자: 호텔로부터 투숙객의 명단을 날마다 받아보는 경찰의 관행은 아무런 법적 근거없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MBC 뉴스 최형문입니다.
(최형문 기자)
뉴스데스크
[집중취재] 서울 호텔들 투숙객 명단 매일 경찰에 제출[최형문]
[집중취재] 서울 호텔들 투숙객 명단 매일 경찰에 제출[최형문]
입력 2001-03-30 |
수정 200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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