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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화장실에 빠진 손자 구하다 할머니 며느리 숨져[이계상]

재래식 화장실에 빠진 손자 구하다 할머니 며느리 숨져[이계상]
입력 2001-04-24 | 수정 200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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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자 구하려다 ]

    ● 앵커: 오늘 광주에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재래식 화장실에 빠진 손자를 구하기 위해서 화장실에 뛰어든 할머니와 이 할머니를 구하려던 며느리가 함께 숨졌습니다.

    광주에서 이계상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오늘 오후 5시쯤 광주시 임동 33살 신 모 씨 집에서 신 씨의 두 살배기 아들 준용 군이 변기의 폭이 20cm쯤 되는 재래식 화장실에 빠졌습니다.

    이를 발견한 준용 군의 할머니가 곧바로 화장실로 뛰어갔습니다.

    화장실에 빠진 손자를 구하려던 할머니마저 화장실 속으로 빠졌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할머니는 준용 군을 들어올려 뒤이어 달려온 며느리와 딸에게 아이를 건넸습니다.

    그러나 늪에 빠진 것처럼 자신의 몸은 계속 분뇨속으로 빨려들어갔습니다.

    ● 이근종(119 신고자): 아주머니 두 분이서 저를 끌고 화장실쪽으로 들어가서 저에게 화장실로 들어가서 할머니 좀 꺼내달라고 하셨습니다.

    ● 기자: 참다못한 며느리와 딸이 화장실로 뛰어들었지만 세 사람 모두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을 때 할머니와 며느리는 결국 숨졌고 딸만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평소에도 고부간에 사이가 좋아 3대가 함께 오순도순 살았던 가족.

    ● 준용 군 할아버지: 말도 못 하게 좋았어요, 말도 못 하게…

    말 할 필요도 없이 좋은 사이였어요.

    ● 기자: 온 가족이 내일 함께 나들이를 가자던 약속은 영원히 지키지 못할 약속이 돼 버렸습니다.

    MBC뉴스 이계상입니다.

    (이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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