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 체 맙시다"]
● 앵커: 전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아파트에 사는 시대.
복도에서 이웃이 마주쳐도 서로 모르는 사이이거나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칠 정도로 마음의 벽이 높습니다.
벽을 허물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봉기 기자입니다.
● 기자: 아파트는 여전히 삭막한 공동생활 공간입니다.
● 김명희(서울 신월동): 어린애가 차의 윈도브러쉬를 뜯었더라고요.
그래서 쫓아가서 야단치고 보니까 바로 옆집 아이더라고요.
● 기자: 작년 한 여론조사에서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반 이상이 이웃에 아무 관심 없이 지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 백성희: 쌀을 배달을 시켰어요.
그런데 제가 없어서 옆집에 좀 부했는데 그걸 거절하고 그냥 보냈더라고요.
● 기자: 반상회에 나오는 집도 이제는 4집 가운데 한 집에 불과합니다.
이웃과 더불어 지내자는 아파트 벽 허물기 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이웃 간에 마음의 벽을 허물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 행사에는 인근 아파트 주민 50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아파트 동별 대표들의 노래자랑.
부녀회 회원들의 부침개 지짐이 냄새가 마치 잔칫날 같습니다.
인사 한 번 나누지 못했던 무관심이 겸연쩍고 후회스럽습니다.
코미디언 이용식 씨가 수도권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시작한 이 운동은 올해로 9년째.
이번이 50번째 행사입니다.
● 이혜영: 워낙 이웃끼리 모르고 사니까 이런 행사를 통해서라도...
● 기자: 그간의 서먹서먹함이 이처럼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사라질 리 없겠지만 우리에게 이웃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MBC뉴스 전봉기입니다.
(전봉기 기자)
뉴스데스크
서울 신월동 아파트 마음의 벽 허물기 행사[전봉기]
서울 신월동 아파트 마음의 벽 허물기 행사[전봉기]
입력 2001-07-08 |
수정 200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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