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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가다] 베트남 한국인2세 8년만의 출생 고백[최명길]

[베트남을 가다] 베트남 한국인2세 8년만의 출생 고백[최명길]
입력 2002-02-12 | 수정 200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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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만의 고백]

    ● 앵커: 베트남 기행 세 번째 시간입니다.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한국인 아버지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왔던 한국인 2세 라이따이안들이 요즘출생의 비밀을 털어놓고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에 용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호치민에서 최명길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옛 월남의 수도로 한때 홍콩보다 화려했던 사이공.

    지금의 호치민시는 긴 전쟁이 남기고간 아픈 사연들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시 외곽의 한 초등학교 도서관 사서인 캄 키툴리엔.

    월남전 때 한국 군부대의 운전기사였던 아버지와 베트남 여인 사이에 태어난 올해 32살의 한인 2세 라이따이안 입니다.

    시부모를 모시고 두 아이를 키우는 전형적인 베트남 가정의 며느리지만 친정아버지에 대해서는 말 한 마디 못 하는 짐을 안고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리엔은 최근 남편에게만 말했던 출생의 비밀을 시댁 식구들에게 털어놨습니다.

    ● 웬 투 팡(시누이): 처음엔 많이 놀랐었다.

    리엔(올케)이 아버지 없이 컸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식구들이 다 이해한다.

    ● 기자: 한국 드라마를 유난히 좋아하는 식구들을 보고 용기를 얻은 것입니다.

    ● 팜 티투 리엔: 드라마나 한국 상품을 많이 보게 되면서 차츰 극복했다.

    남편과 상의해 털어놨다.

    ● 기자: 이제는 4살 난 아들을 한국어 주말학교에도 보냅니다.

    27년 전곧 돌아온다며 떠난 남편을 지금도 기다리며 사는 엄마 얘기에 이제는 말라버린 눈가에 다시 눈물이 젖어옵니다.

    ● 팜 티투 리엔: 어머니는 코코넛을 팔아 생활하며 시골에 혼자 사신다.

    아픈데다 돌볼 사람도 없고…

    ● 최명길 기자 :지난 8년 묵묵히 리엔을 지켜준 남편은 벌써 한국 여행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 웬 록 손(컴퓨터 부품상): 아이들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걸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같이 한국여행하려고 저축하고 있다.

    ● 최명길 기자 :단지 한국인 아버지를 가졌다는 이유로 지난 30년간 슬픔을 가슴에 안고 지냈던 라이따이안들에게 요즘 부는 한국바람은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MBC뉴스 최명길입니다.

    (최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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