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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베트남 농촌 개방정책 이후 다크반 마을[최명길]

베트남 농촌 개방정책 이후 다크반 마을[최명길]
입력 2002-02-15 | 수정 200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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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방의 그늘]

    ● 앵커: 최명길 기자의 베트남 기획보도 여섯 번째입니다.

    한-베트남 수교 이전10년 전에 찾아갔던 바로 그 마을을 찾아가서 베트남 농촌의 고민을 들여다봤습니다.

    ● 기자: 미국과의 전쟁 때 중부의 정글에서꼬박 10년 동안 전투에 참가했다 75년 고향에 돌아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바깥세상을 아는 그가 느끼는 요즘 베트남 농촌은 조금씩 형편이 좋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도이모이(개방정책)후 월 경작하라는 지시 같은 것은 없어요.

    가난하지만 살만합니다.

    ● 기자: 깐과 부인, 두 딸과 아홉 살 바기 아들 이 다섯 식구의 꿈은 돈이 모자라서 짓다 만 방세 칸짜리 새 집을 완성하는 겁니다.

    하노이 북쪽에 있는 농촌 마을 타크반.

    10년 전 사진 한 장만으로도 농부 가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웃음으로 환대하지만 사는 형편은 한 눈에 봐도 더 어려워 보입니다.

    ● 웬 디 깐(55살): 쌀값이 폭락해서 농사짓는 사람이 계속 줄어든다.

    장사를 하든지 공장에 취직한다.

    ● 기자: 아홉 살짜리 막내아들은 취직자리 구하는 청년이 돼있고, 남부 호치민시 한 번 구경하는 게 꿈이던 여고생 딸은 아직 그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아이엄마가 됐습니다.

    1년 더 고생하면 완성할 거라던 새 집터는 폐허로 변해서 쌓다 만 벽돌은 유적의 색깔입니다.

    ● 쿡 티 란(부인): 93년부터 딸들 대학 보내고, 결혼 시키면서 너무 많은 돈이 들어 빚을 졌다.

    ● 기자: 게다가 두 딸의 취직 뒷돈을 대느라 5,000만동, 우리 돈 500만원의 빚을 안았습니다.

    한 달 벌이 10만원에 생활비로 3만원 쓰고 매달 5만원씩 갚아 가지만 연 20%인 이자를 대기도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그리고 이런 농촌 현실은 깐 씨 가족만의 특별한 얘기가 아닙니다.

    다시 찾은 베트남 농촌 타크반은 10년 전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잘 살겠다는 희망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희망으로만 남아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MBC뉴스 최명길입니다.

    (최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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