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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어머니 대신 딸 이부자 자매/황선옥 자매 상봉[여홍규]

죽은 어머니 대신 딸 이부자 자매/황선옥 자매 상봉[여홍규]
입력 2002-04-28 | 수정 200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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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섧게 운 자매]

    ● 앵커: 딸과의 상봉을 목전에 두고 숨을 거둔 어병선 할머니의 소식을 어제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마는 할머니 대신 딸이 오늘 북쪽 언니에게 할머니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공동취재단의 여홍규 기자입니다.

    ● 기자: 반세기 만에 다시 만난 북의 언니와 남의 동생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부둥켜안았습니다.

    ● 이신호(北, 66세): 엄마를 만나러 왔는데 네가 왔구나.

    너라도 왔으니까 됐구나.

    ● 기자: 언니를 끌어안고 끊임없이 흐느끼는 동생을 북의 언니는 영문도 모른 채 도닥여줍니다.

    그러나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가 불과 이틀 전에 돌아가셨다는 말에 언니는 그제서야 북받쳐 오르는 설움을 토해냅니다.

    ● 이신호(北, 66세): 작년에 만나게 했으면 만나지 않았겠냐.

    ● 기자: 매년 언니의 생일 때마다 주인 없는 생일상을 차리시던 어머니였기에 동생은 그 언니 앞에서 위로의 말조차 할 수 없습니다.

    지난 67년 남편이 납북된 김애란 할머니는 50년 만에 만난 여동생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 김순실(北, 59세): 아버지 닮았대요.

    그래서 척보니까 알겠어요.

    ● 기자: 언니와 헤어질 때 10대 소녀였던 순실이, 덕실이 두 동생은 백발이 돼 돌아온 언니의 손을 잠시도 놓지 못합니다.

    50년 이산의 한에다 남편의 납북이라는 아픔까지 겪은 김애란 할머니.

    할머니는 그러나 동생들에게 남편의 생사를 묻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제는 세월의 흔적만 남아 있는 동생들의 얼굴만 쓰다듬을 뿐이었습니다.

    분단의 역사가 만들어 이산가족들의 아픔은 그들이 2시간 동안 흘린 눈물만으로는 씻어내기 어려웠습니다.

    금강산에서 공동취재단 여홍규입니다.

    (여홍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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